찌는 듯한 무더위가 연일 계속되면서 불쾌지수도 급 상승하고 있다. 이런 날 미친 듯이 배꼽을 잡고 웃어 재치며 더위를 한방에 날려 버릴 방법은 없을까. 에어컨 빵빵 나오는 극장에 코믹 영화 두 편이 꽤나 야심 차게 관객들을 맞을 준비를 마쳤다. 8월 14일 개봉하는 ‘당신이 잠든 사이에’와 ‘다찌마와리: 지옥행 급행열차를 타라’이다. 취중 연기의 절정 예지원의 ‘당신이 잠든 사이에’ 영화 ‘당신이 잠든 사이에’에서 단연 주목해야 할 배우는 예지원이다. 이미 그녀는 ‘올드미스 다이어리’ ‘얼렁뚱땅 흥신소’ 등으로 코믹 연기의 대가로 자리매김했다. 예지원의 연기가 ‘당신이 잠든 사이에’에서 더 성숙해졌다. 예지원은 술만 마셨다 하면 필름이 끊겨 전날 무슨 일이 있었는지 전혀 기억나지 않는 블랙아웃 현상을 늘 체험하는 엽기적인 캐릭터를 맡아 열연을 펼쳤다. 예지원은 취중 연기를 전혀 추하지도 않고 어설프지도 않게 적정선을 잘 타면서 깜찍하고 사랑스러운 캐릭터를 완성했다. 김정민 감독은 “예지원은 자타가 공인하는 코미디 연기의 대가”라며 “우스꽝스럽고 오버스러운 장면과 여배우로 하기 힘든 부담스러운 부분이 많았다. 하지만 영화를 믿고 끝까지 흔들림 없이 잘 해주셨다”고 밝혔다. ‘당신이 잠든 사이에’는 술만 마셨다 하면 필름 끊기는 여자와 그녀의 뒤를 항상 바라보고 있는 흑기사가 만들어가는 취중코미디. 그들의 취중진담을 귀담아 들으면 어느덧 그들의 진심에 빠져들게 된다. ‘잘생겼다’ 임원희, ‘다찌마와리: 악인이여 지옥행 급행열차를 타라’ 2000년 인터넷 단편 ‘다찌마와 lee’로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던 류승완 감독이 더 강력한 웃음으로 무장한 극장용 ‘다찌마와리: 악인이여 지옥행 급행열차를 타라’를 만들었다. 이 영화의 관람 포인트는 배우들의 명대사와 배우 임원희의 열연이다. 배우들은 ‘잘생겼다. 다찌마와리’ ‘조국과 사랑을 배신한 넌 간통죄야’ ‘더러운 죄악에 종지부를 찍을 내 주먹을 사라’ ‘너희 같은 천인공노할 무리들이 타고 갈 열차표다’ ‘발톱을 세운 암코양이’ 등등. 100% 후시녹음 방식으로 대사의 맛을 살리며 극의 웃음을 배가시켰다. 류승완 감독이 임원희가 아닌 다른 다찌마와리는 상상하지 못했다고 말한 것처럼 임원희는 미남(?) 쾌남(!) 스파이 다찌마와리에 완벽히 몰입돼 있었다. 임원희는 사나이답고 박력 있는 연기를 할 때조차 그 특유의 코믹한 표정으로 웃음보를 자극했다. 또한 과장된 변사로 대사의 맛을 제대로 살려냈다. ‘다찌마와리’는 60,70년대 액션 영화의 틀을 유지하면서 의외의 코미디를 가미해서 시너지를 일으킨다. 배우들의 과장된 액션과 표정 그리고 화법이 조화를 이룬다. 전세계를 누벼야 하는 첩보원답게 참여한 모든 배우들은 몸을 사리지 않고 눈밭과 모래밭 비탈을 구르고 또 구르며 열연을 펼친다. crystal@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