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팀, 어디에나 미치는 '정근우 효과'
OSEN 기자
발행 2008.08.07 14: 21

그야말로 생각대로 하면 다된다. 김경문 감독이 이끌고 있는 베이징올림픽 한국대표팀이 '정근우(26, SK)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정근우는 지난 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네덜란드전과 5일과 6일 쿠바전까지 평가전 3연전에 모두 등장했다. 4일에는 이종욱 대신 나와 좌익수, 중견수를 거쳐 2루수까지 소화해냈다. 5일에는 선발 2루수 겸 3번타자로 나온 뒤 6회에는 유격수 포지션을 맡았다. 6일은 이진영의 대주자로 나왔다 중견수, 좌익수, 유격수까지 쉴 틈이 없었다. 외야는 물론 내야까지 두루 섭렵하고 있는 만큼 적재적소의 선수 운용이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김경문 감독으로서는 여간 고마운 것이 아니다. 김 감독은 지난 4일 네덜란드전에 앞서 정근우를 외야수로 테스트 해 볼 생각을 가지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신인시절 외야수로 뛰어 본 경험이 있는데다가 소속팀인 SK에서는 2루수, 3루수, 유격수 등을 무리없이 소화한 경험을 높이 샀다. 게다가 시즌 타율도 2할9푼7리로 3할대에 육박하고 있다. 국제대회 경력도 풍부하다. 지난 2002년 대륙간컵부터 시작해 2003년 쿠바 야구월드컵,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 2007년 코나미컵, 대만 아시아예선까지 다양하게 거치며 통산 3할1푼9리의 타율(30경기 91타수 29안타 31득점 18타점 7도루)을 기록하고 있다. 정근우 효과는 공격과 수비 전 부분에 걸쳐 고르게 나타나고 있다. 공격에서는 타순과 상관없이 작전 수행 능력이 탁월하다. 단독 도루 능력을 갖춘 것은 물론 보내기 및 희생 번트와 진루타에 여차하면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는 한 방까지 터뜨릴 수 있다. 4일에는 볼넷만 하나 얻어내는데 그쳤지만 5일에는 2안타를 날렸다. 또 6일에는 4회 이진영의 대주자로 나왔고 7회에는 투런포까지 쏘아올렸다. 이날은 원래 출전 계획이 없었으나 점수차가 벌어지면서 갑자기 투입됐지만 타격감은 여전했다. 평가전 3일 동안 외야는 우익수를 제외한 좌익수와 중견수를 소화했고 내야 역시 1루수만 빼고 2루수, 유격수, 3루수까지 완벽하게 임무를 완수했다. 이에 따라 김 감독은 정근우 단 한 명으로 다양한 공·수 옵션이 가능하게 됐다. 이종욱, 이용규로 구성된 테이블 세터를 대신할 수도 있고 중심타선을 이을 수 있는 3번타자 역할도 가능하다. 아예 하위타순으로 쳐져 상위타순과 이어지는 디딤돌 역할도 가능하다. 이는 정근우가 다양한 멀티포지션 소화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내야에서 정근우가 확실한 붙박이 포지션은 없지만 언제든 교체 투입이 가능하다. 외야까지 포지션을 넓힐 경우 만약의 경우에 대비할 수 있는 활용폭이 훨씬 높아진다. 이번 대회에서 처음으로 도입되는 타이 브레이크 제도에도 정근우는 요긴하게 써먹을 수 있다. 이택근, 고영민과 함께 또 하나의 테이블 세터진 구성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김 감독은 "(정)근우가 타격감이 좋다"며 "다양한 포지션을 맡아주는 근우 때문에 만약에 대비할 수 있게 됐다"고 흡족한 표정을 지었다. 정근우는 "솔직히 그렇게 많은 포지션을 소화하기가 쉬운 것은 아니다"면서도 "팀이 필요하고 대표팀 선수라면 당연히 맡은 임무를 해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싫지 않은 듯 웃어보였다. letmeout@osen.co.kr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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