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현, '국제용 투수' 입지 다질 것인가
OSEN 기자
발행 2008.08.09 10: 38

[OSEN=이상학 객원기자] 국제용 투수 입지를 다질 수 있을 것인가. 2008 베이징 올림픽 야구대표팀의 에이스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하지만 후보는 3명으로 압축됐다. 좌완 3인방 봉중근(28·LG), 류현진(21·한화), 김광현(20·SK)이 유력한 에이스 후보들이다. 이 가운데 가장 관심을 끄는 투수가 바로 김현수(두산)와 함께 대표팀 막내인 김광현이다. 올해 프로야구 최정상급 투수로 발돋움한 김광현은 국제대회에서 유독 강한 면모를 보여왔다. 지난 4일 대표팀 기자회견에서도 김광현은 투수를 대표해 참석할 정도로 위상을 인정받고 있다. 김광현은 고교 시절부터 국제대회 에이스로 활약했다. 지난 2005년 아시아청소년선수권대회에서 대표팀 유일의 2학년생이었지만, 한기주·류현진을 대신해 실질적인 에이스 노릇을 해냈다. 대표팀에서 가장 많은 11⅔이닝을 던지며 2승2패 방어율 2.33으로 활약했다. 대표팀이 거둔 2승2패 모두 김광현이 기록할 정도로 중용됐다. 이어 2006년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에서도 김광현은 5경기에서 20⅔이닝을 소화하며 4승 무패 방어율 0.87이라는 압도적인 피칭으로 한국을 우승으로 이끌며 당당히 대회 MVP에도 선정됐다. 당시 김광현은 대회 마지막 4경기에서 모두 승리투수가 되는 괴력과 투혼을 뿜어내며 대표팀 에이스 정신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지난해 프로 유니폼을 입은 뒤에도 김광현은 국제대회에서 에이스로 대접받았다. 코나미컵 아시아시리즈에서 일본 챔피언 주니치 드래건스와의 예선 첫 경기에 선발등판한 김광현은 6⅔이닝 3피안타 3볼넷 5탈삼진 1실점으로 역투하며 선발승을 따냈다. 코나미컵에서 한국 팀이 일본 팀을 상대로 거둔 첫 승리가 김광현의 어깨에서 만들어졌다. 경기 후 주니치 오치아이 히로미쓰 감독은 김광현에 대해 “국가대표감”이라고 평가했다. 당시 김광현은 예비엔트리에 이름을 올리지 못해 베이징 올림픽 아시아예선에는 출장하지 못했지만 오치아이 감독의 말대로 올림픽 최종예선 대표팀에 당당히 발탁됐다. 첫 성인 태극마크였지만 김광현은 김광현이었다. 난적 멕시코전에서 6이닝 6피안타 무사사구 3탈삼진 1실점으로 선발승을 거둔 김광현은 자존심이 걸린 대만전에서도 선발등판, 구심의 까다로운 판정과 홈팀 대만의 일방적인 야유 속에서도 5이닝 5피안타 3볼넷 6탈삼진 3실점(1자책)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특히 5회말 2사 2루에서 대만 4번 타자 장타이샨을 삼진으로 처리한 후 ‘분노의 포효’로 야구팬들을 속시원하게 했다. 유독 국제대회에서 강한 면모를 보인 김광현이라 이번 베이징 올림픽에서도 거는 기대가 크다. 김광현은 지난 5일 쿠바와의 평가전에서도 구원등판해 2⅔이닝 2피안타 1볼넷 4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3구 삼진을 2개나 기록할 정도로 공격적인 피칭이 빛을 발했다. 최고 148km를 찍을 정도로 구위도 회복했다. 이날 경기 후 김광현은 “최근 구위가 좋지 않았는데 오늘(5일)을 계기로 컨디션을 회복해 좋은 모습으로 반드시 메달을 따겠다”고 각오를 드러냈다. 과연 김광현이 올림픽 무대에서 ‘국제용 투수’ 입지를 다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광현이 올림픽에서도 활약한다면 한국야구는 구대성의 짙은 그림자를 지워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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