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강에서 피어오르는 안개와 함께 고즈넉한 아침을 시작하는 강원도 영월이 즐거운 소란스러움을 만끽하고 있다. 바로 영월이 낳은 축구 유망주 이상민(22)의 방문 때문이다. 13살의 어린 나이로 브라질 유학을 감행하며 영월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아온 이상민은 지난 7월 경남 입단을 선택했다. 그리고 지난 5일부터 13일까지 예정된 소속팀 경남의 전지훈련에 참가하며 고향을 찾았다. 오랜만에 고향에 돌아온 이상민에 영월군 전체는 열광했다. 경남도 이상민도 예상치 못한 결과였다. 경남의 단순한 훈련에도 500여 명의 축구팬이 몰려들었고 사인 세례 속에서 선수들은 즐거운 비명을 질러야 했다. 물론 영월의 스타 이상민의 손이 가장 바빴음은 물론이다. 이상민의 패스, 슈팅 하나에도 영월의 축구팬은 환성을 질렀고 이런 분위기 속에서 선수들은 훈련 하나에도 집중할 수밖에 없었다. 효율적인 훈련 장소를 확보하고 싶었던 경남은 영월군의 인프라를 고려해 이상민의 고향을 방문했을 뿐이지만 영월군의 반응은 이렇게 뜨거웠다. 이들이 훈련장으로 확보한 종합운동장은 경남의 방문과 이상민을 환영하는 플래카드로 도배됐고 전역에서 이들에 대한 이야기로 가득했다. 냉정하게 말해 아직 이상민은 가능성을 품은 유망주에 지나지 않는다. 경남의 선발 라인업에 포함되기 위해서는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한 것도 사실이다. 이 사실은 이상민 자신도 잘 알고 있다. 이상민이 전지훈련 도중 가진 인터뷰에서 “한국 축구에 대한 적응이 우선이다”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의 내용이다. 그러나 이상민은 자신의 가능성 또한 믿고 있다. 그리고 자신을 성원하는 영원의 기대를 어깨에 지고 있다는 책임감도 절실히 느낀다. 이상민이 “영월의 스타에서 국가를 대표하는 태극전사로 성장하고 싶다”는 뜻을 더불어 밝힌 것도 같은 이유다. stylelomo@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