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부산, 고용준기자] 2년 연속 광안리 제패로 새로운 광안리의 지배자가 된 삼성전자의 원동력은 변함없이 단단한 팀플레이와 강하기로 소문난 프로토스 라인의 버팀이 있었다.
2008시즌 초반만 해도 삼성전자는 우울하기 그지 없었다. 팀의 구심점 역할을 하던 '스트레이트' 변은종(25), '마스터' 이창훈(24), 박성준(24) 등 주축멤버들이 대거 은퇴를 선언하며 대변화를 예고했었다. 송병구 이성은 박성훈-이재황 조합 허영무 등 기존의 선수들이 버티고 있었지만 많은 전문가들은 한결같이 "이번 시즌 삼성전자는 힘들다"라고 입을 모았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연 2008시즌 삼성전자는 여전히 강력했다. 이창훈이 빠져나간 팀플레이에서도 이창훈과 호흡을 맞추던 박성훈이 무너져가는 삼성전자의 팀플레이의 위력을 다시 끌어올렸다. 2008시즌 맵 특성상 임채성이 제 몫을 못했지만 박성훈은 새로운 파트너인 이재황과 13승 8패의 놀라운 성적을 거두며 삼성전자 정규시즌 1위의 가장 큰 힘이 됐다. 가장 중요한 순간인 결승전 무대서도 자신들과 비슷한 기량을 가졌다고 평가받는 전태규-박명수 조합을 완벽하게 틀어막으며 통쾌한 2-1 역전을 이끌어냈다.
여기다가 프로토스 라인의 맹활약도 빼 놓을 수 없다. 이번 결승전서 가장 관심을 모았던 경기는 양 팀의 에이스 송병구와 박찬수가 맞붙었던 2세트 '안드로메다'. '누구도 박찬수를 이길 수 없다'는 안드로메다서 송병구가 거둔 승리는 1승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었다. 자칫하면 1, 2세트 연패로 무너질 수 있는 팀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계기를 마련한 것이다.
삼성전자 연봉 1위인 송병구는 2008시즌에는 허영무의 활약에 '이제 송병구는 한 물 갔다'라는 말로 마음고생이 심했지만 결정적인 승리 한 방으로 승부의 향방을 삼성전자 쪽으로 돌렸다.
새롭게 팀의 에이스로 떠오른 허영무의 활약도 결승전의 백미였다. '큰 무대서 약하다'라는 말은 이제는 전혀 거론할 수 없을 정도였다. 배짱 두둑한 초반 견제와 날카로운 4게이트웨이 찌르기로 이승훈을 제압하며 팀 우승을 확정짓는 마지막 조타수 역할을 했다.
팀플레이와 프로토스 라인의 맹활약은 삼성전자가 광안리 2년 연속 제패로 새로운 지배자가 되는 원동력이 됐다. 물론 시즌 초반 전력의 공백을 훌륭하게 메운 김가을 삼성전자 감독과 유지강 코치의 용병술도 삼성전자를 광안리의 정복자로 만드는데 단단히 한 몫을 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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