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능 사라진 TV, 시청자 권리도 실종?
OSEN 기자
발행 2008.08.10 08: 50

올림픽 주말, 예능이 사라졌다이번 주말, 각 지상파 TV 채널에서는 황금시간대 인기 예능 프로그램들이 사라졌다. 2008 베이징올림픽 특집 생방송 때문이다.
9일 토요일에는 MBC '스타의 친구를 소개합니다' 와 '무한도전'이 방송 일정표에서 자취를 감췄고, 10일도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 KBS 2TV '해피 선데이' SBS '일요일이 좋다' 등 3사의 일요일 저녁 간판 예능들이 결방을 예고했다.
단, '해피선데이'는 오후 7시 10분 간판 코너인 '1박2일'을 앞세워 '베이징 올림픽 특집, 1박2일 여자 축구대표팀을 만나다'를 방영하면서 수영 남자 자유형 200M에 출전하는 박태환의 경기 모습을 실시간 중계 예정이다.
이에 대해 시청자 반응은 각양각색이다. '올림픽 기간인만큼 어쩔수 없는 것 아니냐' '한국 선수들을 응원해야 하는 게 당연하다' 는 긍정론과 '모든 채널이 똑같이 올림픽만 중계하는 건 시청자의 프로그램 선택 권리를 빼앗은 행위'라는 반대 여론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고정팬이 많은 '무한도전'의 홈페이지의 경우, 결방에 항의하는 시청자 댓글이 줄을 잇고 있다. 특히 '무한도전' 팬들이 아쉬워하는 부분은 같은 시간대 SBS '스타킹'은 방송을 했다는 사실이다. SBS는 유도에서의 금메달 획득 순간 짧게 올림픽 소식을 알려주는 기동성을 발휘해 '스타킹' 정규 방송을 마쳤다.
'올림픽 생중계가 중요하다면 방송 시간을 옮겨서라도 정규 예능 프로그램의 결방을 막는 성의를 보여달라'는 여론도 만만찮다. 하지만 각 방송국측은 편성상의 어려움 등을 이유로 올림픽 기간중 주말 예능의 정상적인 방송은 힘들 것이란 입장이다.
또 한가지 시청자 불만은 정규 예능 프로그램들의 결방 소식이 사전에 충분히 고지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한 '무한도전' 시청자는 "전주 '무한도전' 방송 때 올림픽으로 인한 결방 소식을 알려만줬어요 괜히 허탕치는 일을 없었을 것"이라며 방송사측의 무성의에 섭섭함을 표시했다.
이같은 시청자들의 프로그램 선택권 논란은 올림픽이나 월드컵 등 국가적인 스포츠 이벤트 때마다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지상파 3사가 같은 중계에 전 채널을 사용하는 중복을 피하던지, 아니면 인기 정규 프로그램들은 시간을 변경해서라도 방송을 계속해달라는 요구가 끊임없다.
MBC KBS SBS 등 지상파 3사는 각각 몇개씩의 자회사 케이블 방송을 거느리고 있는 만큼, 시청자들의 프로그램 선택권을 최대한 보장하는 쪽으로 편성에 융통성을 보여야한다는 여론이 강하게 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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