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대회, 좌완 투수들 얼마나 활약했나
OSEN 기자
발행 2008.08.10 13: 01

[OSEN=이상학 객원기자] 올 시즌 프로야구의 가장 큰 특징은 좌완 투수들의 득세라고 할 수 있다. 이 같은 경향은 2008 베이징 올림픽 야구대표팀 선발에도 고스란히 이어졌다. 대표팀에 선발된 투수 9명 가운데 무려 5명이 좌완 투수들이다. 지난해 대만 타이중에서 열린 올림픽 아시아예선에서도 투수 9명 중 5명이 좌완이었지만, 이번에는 그때보다 좌완 투수에 대한 무게감과 의존도가 더욱 짙다는 점이 특징이다. 역대 국제대회에서도 좌완 투수들의 활약이 중요하게 작용했다. 드림팀의 출발이었던 지난 1998년 방콕 아시안게임에서는 좌완 투수가 단 1명도 선발되지 않았다. 투수 8명 전원이 우완 투수들이었다. 시드니 올림픽 예선을 겸한 1999년 서울 아시아야구선수권대회에서는 구대성과 주형광이 유이한 좌완 투수였다. 특히 구대성은 2경기에서 3⅔이닝 2피안타 무사사구 8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는데 특히 일본과의 결승전에서 6타자 연속 삼진 포함 3이닝 무실점으로 구원승을 따내며 일본 킬러 명성을 드높였다. 주형광도 2경기에서 3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서도 좌완 투수들이 빛을 발했다. 그 중심에도 역시 구대성이 있었다. 3경기에서 19⅓이닝을 소화하며 1승 방어율 1.86 탈삼진 23개를 기록했다. 예선에서 2차례나 구원등판으로 4이닝 이상 던진 구대성은 일본과의 3·4위전에서 선발등판해 9이닝 5피안타 3볼넷 11탈삼진 1실점 완투승으로 일본 킬러의 괴력을 발휘하며 한국의 동메달을 이끌었다. 송진우가 5경기에서 방어율 6.35으로 부진했고 대회 직전 부상당한 송지만을 대신해 합류한 이승호(SK)는 2경기에서 방어율 1.93을 기록했다.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에서는 송진우가 3경기에서 7⅔이닝을 던져 1승 방어율 제로로 활약했다. 이상훈도 3경기 3⅓이닝, 이승호도 3경기 2⅓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으며 금메달 획득에 기여했다. 아테네 올림픽 아시아예선을 겸한 2003년 삿포로 아시아야구선수권대회에서는 또 다른 이승호(LG)가 일본전에 선발등판, 4⅓이닝 4피안타 3볼넷 3탈삼진 1실점으로 비교적 호투했으나 승리와는 인연이 없었다. 베테랑 조규제도 2경기에서 2이닝 무피안타 1사구 2탈삼진 무실점으로 원포인트 역할을 훌륭하게 소화했다. 2006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는 ‘국제용 투수’ 구대성이 또 화제의 중심에 있었다. 대표팀에서 가장 많은 5경기 모두 구원등판한 구대성은 8이닝 6피안타 1볼넷 3탈삼진 1실점 방어율 1.13으로 호투하며 셋업맨 역할을 완벽하게 해냈다. 당시 선동렬 대표팀 투수코치가 최고 수훈선수로 꼽은 투수가 바로 구대성이었다. 봉중근도 3경기에서 2⅔이닝 무실점, 전병두도 3경기 2이닝 1실점 방어율 4.50을 기록했다. 그러나 그해 도하 아시안게임에서는 장원삼(1승·2.45)과 이혜천(1승·2.84)이 활약했으나 류현진이 2경기에서 6⅓이닝 7실점 방어율 9.95로 무너졌다. 하지만 베이징 올림픽 아시아예선을 겸한 지난해 아시아야구선수권대회에서는 류현진이 부담스런 첫 경기인 대만전에서 선발등판해 5이닝 4피안타 1볼넷 5탈삼진 2실점으로 선방하며 국제대회 첫 선발승을 따냈고 장원삼도 대만·일본전 2경기에서 2⅓이닝 무실점으로 계투 역할을 훌륭하게 소화했다. 다만 일본전에서 깜짝 선발로 나온 전병호가 2⅓이닝 3피안타 1볼넷 3실점(2자책점)으로 선발패했고 류택현도 일본전에서 구원등판했으나 1이닝 1실점으로 작은 아쉬움을 남겼다. 권혁은 일본전에서 ⅔이닝 무실점으로 선방했다. 지난 3월 열린 베이징 올림픽 최종예선에서는 김광현이 대만·멕시코전에 선발등판해 2승 방어율 1.64로 새로운 국제용 투수의 등장을 알렸다. 장원삼도 2경기에서 5이닝 1실점 방어율 1.80으로 활약했고, 권혁도 2경기에서 2⅔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그러나 류현진이 호주전에서 4⅓이닝 7피안타 1볼넷 2실점으로 기대에 못 미치더니 캐나다전에서도 1⅔이닝 3피안타 3실점(무자책점)으로 조기강판됐다. 이번 베이징 올림픽 본선 무대에는 지난 3월 함께 한 류현진·장원삼·김광현·권혁과 더불어 봉중근이 새로 가세했다. 류현진·김광현·봉중근은 선발 3인방으로 기대가 크고, 장원삼과 권혁도 불펜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될 것이다. 어느 때보다도 부담이 크지만 그만큼 기대도 갖게 만드는 좌완 투수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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