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특별기획 월화 드라마 '에덴의 동쪽'(극본 나연숙, 연출 김진만 최병길)에서 연기 호흡을 맞추게 된 연정훈(30)과 이다해(24)가 운명적인 첫 대면신을 촬영했다. 지난 2일 이른 아침부터 전북 익산 원광대 교정에서 이뤄진 시위신은 한여름 소나기가 지나간 폭염 속에서 진행됐다. 3월 초 입학식이 배경인 까닭에 배우들과 100여명의 보조출연자들은 겨울옷을 입고 촬영에 임하느라 무더위때문에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극중 동욱(연정훈)과 혜린(이다해)이 대학에 입학한 해는 1981년. '군부독재 타도하여 민주정부 수립하자'고 외치는 대학생들의 시위가 한창인 교정에 갑자기 최루탄이 터지면서 전경들이 몰려오고, 동욱과 혜린은 학생들에 휩쓸려 유리창을 넘어 체육관 안으로 몸을 피한다. 자욱한 연기가 가득한 체육관에서 동욱은 유리에 베인 혜린의 발을 자신의 손수건으로 동여매주고 두 사람의 시선이 처음으로 마주친다. 둘 다 수석과 차석으로 입학한 모범생인지라 시위대 속에서 유일하게 가방을 메고 있는 점이 눈길을 끌기도 했다. 80년대 대학 시위에 생소한 연정훈과 이다해는 그동안 이것저것 자료를 찾아보며 사전에 공부를 했다는 후문이다. 연정훈은 "이번 드라마 촬영을 통해 얻는 게 많다. 나도 겪어보지 못한 80년대 시대상을 연기하면서 동시대에 직면한 어려움과는 사뭇 다른 당대의 시련을 몸소 체험하는 듯한 느낌이다. 시대마다 어려움은 있겠지만 이런 진통을 겪고 지금의 우리나라가 존재한다는 사실에 새삼 감사함을 느낀다. 드라마가 끝나고 나면 배우로서 뿐만 아니라 인간적으로도 많이 성장해있을 것 같다"고 시위 현장 촬영 소감을 밝혔다. 촬영 중에는 한 없이 진지한 연정훈과 이다해지만 더위에는 장사가 없었다. 두 사람은 김진만 PD의 "컷" 소리와 동시에 재킷을 벗으며 더위를 식혔고, 이다해는 자신의 미니 선풍기 바람을 연정훈의 얼굴에 대주는 등 실제 연인 같은 다정한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다. 이다해는 "더운 날씨에 긴 옷을 입고 계속해서 뛰는 촬영이었지만 이번 역할을 통해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각오로 힘든 줄도 모르겠다. 연정훈과는 오래 전부터 알고 지내는 사이여서 편안하게 호흡을 맞추고 있다"고 첫 촬영에 임한 소감을 전했다. 연정훈은 가난한 광부 이기철(이종원)의 둘째 아들 이동욱 역할로 3년여 만에 드라마로 복귀하며 이다해는 대한일보 민회장(박근형)의 둘째 딸 민혜린 역할을 맡아 그동안 전작에서 보여줬던 발랄하고 밝은 모습과는 정반대의 정치적인 야망을 꿈꾸는 똑똑하고 야심찬 캐릭터를 연기한다. 서울대 법대 수석과 차석으로 나란히 입학한 동욱과 혜린은 대학 생활을 함께 보내고 이후 혜린은 동철(송승헌)과 동욱 형제 사이에서 갈등을 겪게 된다. MBC 창사47주년 특별기획 드라마 '에덴의 동쪽'은 죄악으로 얼룩진 한 인간의 업보로 초래된 두 가문의 잔혹한 운명을 다룬 드라마로 오는 25일 밤 9시 55분에 첫 방송 된다. hellow0827@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