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은 좋습니다. 경기가 없을 뿐이죠" 지난 9일 올림픽 야구 대표팀의 마지막 국내 훈련이 끝난 12시 경 낯익은 얼굴들이 잠실구장에 출현했다. 바로 올림픽 휴식기를 맞은 두산 베어스 선수단이었다. 이들은 뜨거워진 날씨에도 아랑곳 없이 시즌 재개와 함께 8연패 사슬을 끊겠다는 각오로 훈련에 열중하고 있었다. 특히 '프랜차이즈 스타' 홍성흔(31)의 입담과 타격감은 휴식기에도 쉴 틈이 없었다. 선크림을 얼굴에 바르고 배팅 케이지에 들어선 홍성흔은 지난 5일 이천 베어스 필드서 열린 네덜란드 올림픽 대표팀과의 평가전서는 좌익수로 출장하기도 했다. 당시 4타수 1안타(2루타 1개)를 기록한 홍성흔은 좌익수 수비를 마친 소감을 묻자 "공 달랑 2개 왔을 뿐인데요. 할 만 하더군요"라며 웃음을 지어 보였다. 국가 대항전이라 부담이 있었을 것 같다는 이야기에 홍성흔은 "그야 당연하다. 평가전이라도 명색이 국가 간의 경기였는데 꼭 이겨야했다"라며 환하게 웃음을 지어 보였다. 배팅 케이지에 들어서면서 뒤에 있던 유재웅(29)에게 자신의 경력을 읇어 보라고 명령한 홍성흔은 아시안 게임 2회-시드니 올림픽 출장, 골든글러브 수상, 올스타전 출장 등 자신의 '화려한' 이력이 그라운드에 울려 퍼지는 속에서 배팅 훈련을 수행했다. 홍성흔의 연습 타구는 큰 포물선을 그리지 않는 대신 배트 중심에 맞아 쭉 뻗어나가는 직선 형태의 궤적을 그렸다. 파울 타구도 간간이 보였으나 좌익 선상을 타고 빠르게 날아가는 타구는 배트 중심에 잘 맞은 타구라는 것을 대번에 알 수 있게 해주었다. 타격감이 좋은 것 같다는 이야기에 홍성흔은 "타격감은 전혀 문제가 없다"라며 어깨를 으쓱해 보였다. 홍성흔의 발언에 스윙 연습 중이던 유재웅은 "감은 좋은 데 경기가 없을 뿐이다"라는 이야기를 덧붙이며 타자들과 김광림 타격코치의 웃음을 자아냈다. 개막 전 포수 포지션 변경에 관련한 마찰로 전지 훈련에도 참가하지 못하는 등 심한 우여곡절을 겪었던 홍성흔은 올시즌 3할3푼 5홈런 49타점을 기록하며 명성에 걸맞는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출루율이 3할6푼에 그친다는 점은 아쉽지만 개인 훈련으로 비시즌을 보내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올시즌 그의 활약상은 엄청난 수준이다. 뜨거운 햇볕 아래서도 타격감 유지에 구슬땀을 흘린 홍성흔. 그의 노력이 2008시즌 어떤 성적표를 가져다 줄 것인지에 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farinelli@osen.co.kr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