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베이징, 올림픽취재반]"지금 가장 듣고 싶은 노래는 'SO HOT'입니다". 유력한 금메달 후보로 꼽혔지만 결과는 아쉬운 은메달이었다. 너무나 확실해 보였기에 더욱 안타까운 메달이었다. 11일 중국 베이징 왕푸징의 프라임호텔 내 코리아하우스에 가진 기자회견장에 들어서는 왕기춘(20)의 얼굴은 침통했다. 왕기춘은 이날 베이징 과학기술대체육관에서 열린 2008 베이징올림픽 유도 남자 73kg급 결승전에서 동갑내기 엘누르 맘마들리(아제르바이잔)에 발목잡아메치기 한판을 당해 아쉽게 고배를 들었다. 경기에 몰입하기에도 부족한 불과 13초 만에 일어난 일이었다. 그러나 질문이 여자 친구로 시작해 개인적인 관심사로 이어지면서 역시 스무 살의 신세대적인 본능이 살아났다. 분위기도 밝아졌다. 왕기춘은 '가장 듣고 싶은 노래가 뭐냐'는 질문에 "지금 'SO HOT(원더걸스)'과 '여우가(문지은)'를 가장 듣고 싶다"고 털어놓았다. 'SO HOT'이라는 노래 제목이 나오자 기자회견장은 예상했다는 듯 웃음바다로 변했다. 왕기춘이 가수 원더걸스 소속 유빈의 팬이라는 것은 이미 다 알려진 사실이기 때문이다. 또 '여우가'는 자신의 미니홈피 배경음악이기도 하다. 또 왕기춘은 경기 후 하고 싶은 일에 대해 "당연히 유도는 하겠지만 여행도 가고 싶고 면허도 따고 싶다. 여자친구는 아직 관심없다"면서 쑥스러운 표정을 지은 후 "경기 외적으로는 미니홈피를 자주 들어간다. 핸드폰도 자주 만지고 친구들과 자주 전화하는 편이다. 주말에는 피곤하면 안나가지만 가끔 나가면 친구들과 술 한 잔 정도 한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하지만 " 아직 목표가 끝나지 않았다"고 다시 각오를 다지는 모습을 보였다. 그런 왕기춘은 아쉽게 금메달을 놓친 감정을 애써 숨기지 않았다. 왕기춘은 "여러분의 기대에 못 미쳤다. 다시 열심히 런던 올림픽 준비하겠다"면서 "많이 아쉽다. 금메달을 바라고 경기에 임했다"고 소감을 털어놓았다. 또 왕기춘은 라이벌이자 선배인 '한판승의 사나이' 이원희(26, KRA)에 대한 미안함을 표시했다. 왕기춘은 지난 5월 전국남녀체급별 유도선수권 승자 결승에서 연장전 끝에 판정으로 이원희를 꺾고 올림픽 티켓을 거머쥐었다. 왕기춘은 "경기 후 원희 형과 잠깐 마주쳤다"며 "원희 형이 '수고했다'고 말해줘 '미안하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왕기춘은 8강에서 레안드로 길레이로(브라질)와 연장 접전 끝에 들어메치기로 절반을 따내 승리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늑골을 다쳐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 4강에서 라슐 보키에프를 판정으로 이겨 결승전에 진출했지만 완벽한 상태에서 겨뤄야 가능했던 올림픽 정상 자리를 얻기에는 2%가 부족했다. 이에 왕기춘은 "갈비뼈 부분을 다쳤다. 의료진을 믿고 치료 받으면서 경기에 임했다"면서 "너무 갑자기 기술이 걸려 최대한 방어한다고 했는데 피하지 못했다. 평소 유럽 전지훈련서 겪어봤지만 상대가 날 많이 연구하고 들어왔다"고 말했다. 한편 왕기춘과 안병근 감독은 이연택 대한올림픽위원회(KOC) 위원장으로부터 각각 2500만 원, 750만 원의 포상금을 받았다.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