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병근, "왕기춘 은메달은 런던대회 위한 것"
OSEN 기자
발행 2008.08.12 01: 34

[OSEN=베이징, 올림픽취재반]"하늘이 다음 올림픽을 위해 은메달을 만들어준 것 같다". 아쉽게 은메달을 목에 건 제자를 바라보는 스승의 마음은 오히려 따뜻했다. 올림픽 유도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안병근 감독은 11일 중국 베이징 과학기술대체육관에서 열린 2008 베이징올림픽 유도 남자 73kg급 결승전에서 유력한 금메달 후보였던 왕기춘(20)이 동갑내기 엘누르 맘마들리(아제르바이잔)에 발목잡아메치기 한판으로 패하는 장면을 지켜봐야 했다. 불과 13초 만에 일어난 일이었기에 작전을 지시할 틈도 없었다. 그러나 안 감독은 이날 경기 후 왕푸징의 프라임호텔 내 코리아하우스에서 가진 기자회견서 왕기춘보다 더한 아쉬움을 털어놓았다. 안 감독은 "아직 나이도 젊고 런던올림픽 뿐 아니라 그 다음 올림픽에서도 뛸 수 있는 체력과 기량을 지닌 선수"라며 "3회전서 브라질 선수에게 굳히기 상황 때 지켜보는 순간 문제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왕기춘의 부상에 한숨을 몰아쉬었다. 이어 "금메달은 열심히 노력하는 것과 더불어 하늘이 내려준다는 말이 있다. 다음 올림픽을 위해 이번에 은메달을 만들어준 것 같다"는 안 감독은 "경기 후 만져보니 뼈가 흔들리더라"며 "결승전에 앞서 의료진 선생님들이 아프지 않게 해줄 테니 편하게 하라고 말씀해줘 경기를 편하게 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특히 안 감독은 왕기춘이 보완해야 될 점도 아낌없이 밝혔다. "왕기춘에게 금메달 기대를 많이 했다"는 안 감독은 "항상 방심하지 않고 열심히 노력하는 선수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장점이 많다. 세계 어디를 가도 잘 먹고 잠도 잘 잘 정도로 성격이 좋다. 타고난 유연성과 평형 감각은 탁월하다"고 칭찬한 뒤 "기술이 들어갈 때 몸을 기울이는 동작이 아쉬웠다. 그동안은 유연성이 뒷받침됐기에 이 부분을 더 강화시키면 더 좋아질 것 같다"고 강조했다. 또 안 감독은 "기춘이가 사력을 다하긴 했으나 부상으로 움츠러 드는 부분이 없잖아 있었다"며 "시작과 동시에 어이없는 기술에 당했다. 그러나 예기치 못한 부상 역시 선수 본인, 지도자에게 모두 잘못이 있다. 경기 대비에 분명 허점이 있었던 것 같다. 조그만 틈없이 방심하지 않는 마음자세가 필요할 것"이라며 따끔한 충고도 아끼지 않았다. 안병근 감독이 왕기춘과 나란히 앉아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베이징=올림픽취재반 . . . . .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