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베이징, 올림픽취재반] '펜싱 여제'의 벽은 높았다. 하지만 한국 여자 펜싱 사상 첫 메달을 목에 건 남현희(27, 서울시청)에게는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 '작은 검객' 남현희가 지난 11일 여자 플뢰레 개인전 결승전서 세계랭킹 1위 발렌티나 베잘리(34)에게 1점차로 무릎을 꿇었다. 작은 키(자료마다 153, 154, 155cm로 다름)이지만 특유의 스피드와 빠른 머리 회전으로 영리한 플레이를 하는 남현희는 세계 정상의 문을 두드렸지만 남은 4초를 버티지 못하고 베잘리에게 금메달을 내줬다. 반면 베잘리는 지난 1996년 애틀랜타 대회 이후 빠짐없이 올림픽에 참가해 베이징 대회 개인전서 3연패에 성공하면서 모두 금메달 5개와 은메달 1개를 쓸어담았다. 하지만 남현희는 그동안 선수층이 얇아 세계정상권에 도전하지 못했던 한국 여자 펜싱을 한층 끌어올리는 쾌거를 이뤘다. 한국 펜싱은 지난 1964년 도쿄 올림픽서 처음으로 여자 선수를 내보냈지만 메달을 가져오지는 못했다. 남자의 경우 지난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서 김영호가 플뢰레서 금메달, 남자 에뻬에서 이상기가 동메달을 획득한 바 있다. 남현희는 지난 2004 아테네 대회서 8강에 오르며 유망주로 평가받은 뒤 2006 도하 아시안게임에서는 금메달을 목에 걸며 베이징 대회 메달전망을 밝게 했다. 2007년에는 한국 펜싱 사상 처음으로 국제펜싱연맹(FIE) 랭킹 1위까지 오르면서 올림픽 메달 가능성을 높였다. 베이징서 1점차 아쉬운 은메달에 그쳤지만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는 메달 색깔이 달라질지도 모르는 일이다. 남현희는 은메달을 획득한 후 기자회견에서 "앞으로도 경기가 많은 만큼 더 열심 더 노력하겠다. 꾸준히 메달권에 들도록 노력할 것이다"면서 "펜싱에서 메달이 꼭 나오길 바랐는데 내가 주인공이 돼서 영광이다. 비인기 종목에 관심을 가져주셔서 감사하다. 나 뿐 아니라 다른 선수도 좋은 선수가 많다. 호응해 주시면 더 좋은 성적 나올 것이다"고 소감을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