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베이징, 올림픽취재반]"나보다 더 힘들었을 훈련 파트너들에게 고맙다". 수영에서 또 하나의 메달이 나왔다. '마린보이' 박태환(19, 단국대)이 아시아를 벗어나 세계로 뻗어나가는 계기를 마련했다. 박태환은 12일 오전 베이징 내셔널 아쿠아틱 센터에서 열린 2008 베이징올림픽 수영 남자 자유형 200m 결승전에서 2위로 골인,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지난 10일 400m 자유형에서 한국 수영사상 첫 금메달을 따낸 후 두 번째 메달이다. 특히 1분44초85의 성적으로 터치패드를 찍어 자신이 갖고 있던 아시아기록까지 경신하는 쾌거였고 아시아인 최초의 남자 자유형 200m 메달이다. 비록 2004 아테네올림픽 6관왕에 빛나는 '수영황제' 마이클 펠프스(미국)에 이번 대회 세 번째 금메달을 내줬지만 자신의 영역을 조금씩 넓혀가는 계기가 됐다. 이날 경기 후 왕푸징의 프라임호텔 내 코리아하우스에서 가진 박태환의 기자회견장에는 한국의 거의 모든 언론사가 모여들어 인산인해를 이뤘다. 이 자리에 활짝 웃으며 나타난 박태환은 시종 쑥스러워하면서도 자신감 넘치는 표정을 번갈아 보여줬다. 또 재미있는 유머와 위트까지 곁들인 박태환은 자신의 영광을 팀 동료들에게 돌리는 성숙함도 함께 내보였다. 박태환은 "지난 3월 열린 한라배에서 성적과 기록이 저조했지만 사실은 그 때부터 자신감이 있었다. 나 뿐 아니라 대표팀 모두 자신감을 가지고 최선을 다했다"면서 "나를 도와준 훈련 파트너들이 고생을 많이 했다. 감사하고 고맙다. 그렇기 때문에 금은동을 떠나 내 기록을 깰 수 있다는 자신감은 계속 가지고 있었다"고 말했다. 또 박태환은 어떤 훈련이 힘들었냐는 질문에도 "기본적인 훈련부터 테스트하는 훈련 모두 힘들었다"며 "200m 400m 기록을 맞춰 가는 게 힘들었는데 그 때마다 훈련 파트너들이 많이 도와줬다. 그들이 더 힘들었을 것"이라고 다시 한 번 팀 동료들에 감사의 뜻을 전했다. 박태환은 "수영장에 미국 국가가 먼저 울렸지만 400m 우승으로 두 번째로 애국가를 울린 것이 가장 영광스럽다"며 "펠프스는 스타트할 때 봤는데 정말 잘하더라. 올림픽이 끝나면 퀵 스타트에 주력할 생각이다. 잠영에서도 따라갈 실력은 아직 부족하지만 50%라도 따라갈 수 있을 때까지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 런던올림픽 이전에 붙을 기회가 있다면 좋은 기록을 올리고 싶다"고 겸손함과 승부욕을 동시에 내비쳤다. "나도 훈련을 하겠지만 펠프스도 하지 않겠냐"고 웃은 박태환이었지만 "내가 더 열심히 해서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박태환은 이날 이연택 대한올림픽위원회 위원장으로부터 금메달(5000만 원)과 은메달(2000만 원)에 대한 포상금을 받았다. 베이징=올림픽취재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