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베이징, 올림픽취재반]"훈련 때 여러 발보다 집중해서 쏘는 한 발이 내겐 더 중요하다". 진종오(29, KT)가 두 번의 고배를 딛고 일어서 한국 사격에 16년 만에 쾌거를 안겼다. 2004년 아테네올림픽과 이번 베이징올림픽에서 각각 50m와 10m 권총 은메달에 머문 아쉬움을 단 번에 날린 것이다. 진종오는 12일 베이징사격관에서 열린 사격 남자 50m 권총 결선에서 97.4점을 기록, 본선 563점을 더해 총 660.4점으로 자신의 첫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660.2점을 쏜 북한 김정수를 0.2점차로 제친 승리였다. 지난 19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 때 여갑순(여자 공기소총)과 이은철(남자 소구경 소총 복사)이 금메달을 차지한 후 16년간 적중시키지 못한 금 과녁이라 기쁨이 더했다. 진종오는 경기 후 왕푸징의 프라임호텔 내 코리아하우스에서 가진 기자회견서 어깨 부상으로 인해 부족할 수 밖에 없었던 훈련량을 '집중력'으로 극복했다고 밝혔다. 대학시절 다쳐 박아넣은 철심이 여전히 어깨를 괴롭히고 있는 만큼 진종오는 다른 선수과 같은 훈련량을 소화하기 힘든 형편이다. 진종오는 "사격이 집중력을 요하는 경기임에도 훈련량이 적은 편"이라면서도 "그 대신 집중해서 신중하게 쏜다. 고교 때보다도 훈련량이 줄었지만 여러 발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내게는 집중해서 쏘는 한 발이 더 중요하다"고 밝혔다. 또 금메달이 확정된 당시 상황에 대해서는 "결승전 내내 1등을 하리라고는 상상도 안했다. 그러나 마지막에 8.2점을 쏜 후에 메달권에 진입했겠구나 생각했다"면서 "4년 전 실수는 다 잊었다. 잊었다기보다 똑같은 실수를 했다는 소리를 들을까봐 더 집중했다. 실수 안하려고 긴장을 계속했다"고 강조했다. "꿈은 꾸지 못했다. 여기서 감기에 걸려 몸이 좋지 안았던 것이 오히려 집중하는 데 도움이 된 것 같다"는 진종오는 "앞으로 나 자신이 만족할 때까지 더 정진할 생각이다. 세계기록을 깨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북한 김정수(31)와 친분에 대해서도 밝혔다. 진종오는 "지난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 때 처음 정수 형을 만난 이후 대회를 통해 계속 인연을 맺었다"며 "그런데 오늘은 기분이 별로 안좋은 것 같았다. 선수촌에서도 식사할 때 서로 아는 척을 하고 했는데. 그래서 시상식 때 좀 웃으라고 살짝 말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진종오는 마지막으로 한국 사격의 불안한 미래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중국은 사격에 꾸준한 투자를 해 계속해서 좋은 성적이 나오는 것 같다"면서 "그러나 우리는 지어진 지 오래돼 낙후된 시설이지만 그나마 나은 태릉사격장마저 없애려 하니 안타깝다"고 밝혔다. 김선일 권총 코치도 훈련 중 어려웠던 점에 대해 "태릉에서 훈련해야 하는데 임실에 훈련장을 마련했다. 떨어져 있어 집중하는 데는 도움이 됐다. 숙소 문제 말고는 큰 어려움이 없었다"고 태릉사격장 철거와 관련해 우려의 목소리를 내놓았다. 베이징=올림픽취재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