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같은 동메달' 박은철, "정은아 결혼해줘"
OSEN 기자
발행 2008.08.12 22: 52

[OSEN=베이징, 올림픽취재반]"금메달 따면 경기장에서 공개 프로포즈 하려 했는데 어떡하죠". 2008 베이징올림픽에서 레슬링 첫 동메달을 따낸 박은철(28, 주택공사)이 공개 프로포즈로 금메달의 아쉬움을 달랬다. 박은철은 12일 베이징 중국농업대학체육관에서 열린 그레코로만형 55kg급 동메달 결정전에 출전, 패자부활전에서 올라온 하미드 수리얀 레이한푸르(이란)에 2-0으로 승리했다. 이날 경기 후 왕푸징의 프라임호텔 내 코리아하우스서 기자회견을 가진 박은철은 올림픽 첫 메달의 소감을 말해달라는 요청에 깜짝 공개 프로포즈를 하고 나섰다. 박은철은 첫 메달의 소감을 묻는 질문에 "부모님이 가장 먼저 생각났다"고 말한 뒤 "사실 금메달을 따면 80년생 동갑내기 여자친구에게 결혼해달라고 프로포즈할 작정이었다"고 털어놓았다. "그런데 금메달을 따지 못해 다시 한 번 양해를 구해야겠다"며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은 박은철이었지만 "그래도 여자친구가 허락해 주면 결혼하고 싶은데 상의해 봐야겠다"고 말해 회견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박은철의 여자친구 이정은 씨는 중국까지 날아와 경기를 지켜봤다. 이어 박은철은 주눅들지 않고 언론을 통해 공개적으로 프로포즈에 나섰다. 격렬한 경기 때문에 얼굴은 온통 상처투성이었지만 행복함이 넘쳐흘렀다. "비록 동메달이긴 하지만 나 스스로에겐 너만큼 값진 금메달처럼 느껴진다. 혼신을 다해 나를 던졌다. 이런 마음만 있다면 너를 평생 책임질 수 없겠나. 잘 살아보자". 그러자 장내에는 연신 뜨거운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박은철은 올림픽 이후 계획에 대해 "그동안 올림픽만 바라보고 정말 열심히 훈련했다. 그래서 그 이상의 계획을 잡아보지 못했다"며 "마음 편히 쉬고 싶다. 경기를 앞둔 불안감도 느끼지 않고 밥도 잘먹고 싶다"고 말했다. 박은철에게 동메달이 걸렸던 수리얀과 한판은 4강에서 나지르 만키예프(러시아)에 막혀 결승 진출 좌절이 된 아픔을 조금이나마 만회할 수 있는 한판이었다. 수리얀은 지난 2005년 이후 3회 연속 세계선수권을 제패한 세계 랭킹 1위의 강자라 결승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빅매치였다. 박은철은 앞서 두 번의 대결에서 모두 쓴 잔을 들이켰던 터였다. 이에 박은철은 "무한한 영광이다. 막상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보니 정말 좋다. 모든 것을 내던진 투지로 따낸 것이다"며 "수리얀과는 2005년과 2007년에 결승전에서 맞붙어 모두 졌다. 그래서 비디오를 보는 등 연구를 많이 했다"고 밝혔다. 또 박은철은 "이번 올림픽에서 수리얀이 먼저 졌고 이후 나도 졌다. 그래서 사기가 떨어졌다. 그런데 동메달 결정전을 수리얀과 갖게 돼 사기가 올랐다. 전화위복이 된 것 같다. 후배들 앞에서 자존심 회복을 위해서라도 더 열심히 집중력을 가지고 이기려고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한편 박은철은 이날 김정행 한국선수단장으로부터 1500만 원의 동메달 포상금을 받았다. 베이징=올림픽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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