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방어율 6.00' 박찬호, 부진인가 불운인가
OSEN 기자
발행 2008.08.13 04: 07

[OSEN=애틀랜타, 김형태 특파원] 나이 35세에 처음 해보는 '풀타임 불펜'에 지친 것일까. 박찬호(LA 다저스)의 요즘 페이스가 뚝 떨어졌다. 연일 상대 타선의 예봉을 무디게 하던 모습이 요즘은 보이지 않는다. 박찬호는 8월 들어 등판한 6경기 가운데 3경기에서 실점했다. 2일(이하 한국시간) 애리조나전에서 한 타자만 잡고 홈런 포함 2실점하더니 6일 세인트루이스전에서도 1이닝 1실점을 기록했다. 이후 2경기를 무난히 막았지만 12일 필라델피아전에서도 두 타자를 잡는 동안 안타와 3루타로 점수를 줬다. 전성기 시절 여름에 유독 강했던 박찬호이지만 올해는 다르다. 8월 월간 방어율은 6.00으로 치솟았다. 투구 이닝이 6이닝에 불과하지만 홈런 2개 포함해 4안타 4실점한 결과다. 몸에 특별한 이상이 감지 되지 않은 점, 7월까지 리그 특급 수준의 성적을 올린 점을 감안하면 다소 지친 게 아니냐는 진단이 나올 만하다. 박찬호는 4월부터 3.00-1.93-2.70-2.12의 수준급 월간 방어율을 기록했다. < LA타임스 >도 박찬호의 상태에 의문을 나타내고 있다. 신문의 다저스 관련 블로그에서는 박찬호의 최근 부진이 하향곡선에 접어들었다는 신호일 수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신문은 "박찬호는 팬들을 걱정케 하거나 멋진 컴백스토리에 흠집을 내는 친구가 아니다"면서도 "최근 부진이 향후 하향세의 시작을 의미하는 지 의아해 할 만하다"고 했다. 아직 속단은 금물이다. 최근 부진에는 운이 따르지 않은 점도 작용했다. 12일 경기에서 박찬호는 7회초 1사 2루에서 등판한 뒤 대타 제프 젠킨스에게 우전안타를 허용했지만 이 타구는 2루수가 조금만 적극적으로 움직였다면 잡을 수 있었다. 후속 지미 롤린스에게 내준 3루타는 우익수 안드레 이디어가 조명에 시야가 가려 놓친 '어쩔 수 없는' 결과였다. 고무적인 것은 부진한 8월 월간 피안타율이 2할1푼1리에 불과하다는 것. 구위는 여전히 살아 있음을 알려주는 지표다. 다만 위기 상황에서 적시타 허용빈도가 잦고, 장타를 허용했을 뿐이다. 마무리 사아토 다카시가 빠진 다저스 불펜에서 박찬호의 비중은 적지 않다. 임시 마무리 조나선 브록스톤이 최근 흔들리는 가운데 박찬호와 좌완 궈홍즈의 활용도는 높을 수밖에 없다. 불펜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조 토리 감독 성향으로 볼 때 페이스가 처질 때가 됐다는 시각도 있다. 타임스는 "일시적인 부진을 우리같은 부정적인 미디어가 침소봉대하는 것일 수도 있다"고 했다. 박찬호가 최근 보여준 들쭉날쭉한 모습을 지우고, 다시 타자들을 압도할지 지켜볼 일이다. workhorse@osen.co.kr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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