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도중 또 사라진 라미레스, 알고 보니…
OSEN 기자
발행 2008.08.13 04: 34

[OSEN=애틀랜타, 김형태 특파원] 매니 라미레스의 주특기(?)가 또 발휘됐다. 경기 도중 사라져 선수단을 당황하게 했다. LA 다저스와 필라델피아 필리스가 맞붙은 12일(한국시간) 다저스타디움. 9회초 필라델피아의 마지막 공격이 시작되는 순간, 다저스 좌측 외야는 텅 비어 있었다. 라미레스가 서 있어야 할 좌익수 자리는 허허벌판이었다. 그린몬스터도 없는 다저스타디움에서 그는 어디로 간 것일까. 또 '꾀병'이 도진 것일까. 엄연히 경기에 나서야 할 선수가 말없이 덕아웃을 이탈했다면 그냥 넘어갈 일이 아니다. 구단 차원의 징계를 피하기 어렵다. 그러나 조 토리 감독은 "오해의 결과"라고 설명했다. 그는 AP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8회말 안타를 치고 나간 라미레스가 홈플레이트에서 아웃된 뒤 덕아웃으로 들어오자 나는 '잘했다'는 의미에서 손가락을 그에게 내밀었다. 그런데 라미레스는 이를 교체 사인으로 받아들인 듯하다". 라미레스는 경기 후 "화장실에 급히 다녀오느라 늦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는 '변명'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라미레스는 8회말 공격이 끝난 직후 클럽하우스로 사라져 쉬고 있었다. 2루수 제프 켄트는 "그 친구가 덕아웃에 다시 왔을 때 상의 단추는 반쯤 풀어져 있었다. 화장실에서 윗옷을 벗고 뭘 했단 말인가"라며 키득거렸다. 보스턴 시절 '돌출 행동'으로 종종 지탄을 받았다. 투수가 교체되면 이 틈을 타 펜웨이파크 좌측에 우뚝 서 있는 그린몬스터 안 수동 전광판 조종실에 들어가 숨곤 했다. 라미레스는 "날씨가 더워 에이컨을 쐬고 싶었을 뿐"이라고 했지만 구단과 팬, 미디어는 '불성실한 자세'라며 못마땅해 했다. 이런 감정이 쌓이고 쌓여 결국 내보내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지난 2일 다저스 이적 후 보름도 되지 않았지만 '라미레스 실종 사건'은 LA에서도 재현됐다. 다만 고의적이지 않은 오해의 산물이라는 점에서 누구도 문제 삼지 않는 분위기다. workhorse@osen.co.kr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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