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방송된 특집 ‘1박 2일’에서 은지원은 네티즌의 빈축을 샀다. 여자 축구 대표팀과의 친선 경기에 열성을 다하지 않고 설렁설렁 임했기 때문이다. 2주전 방송된 ‘복불복 마라톤’에서는 멤버들 중 유일하게 완주하지 않고 꾀를 부려 실망을 안겨줬다. 은지원의 비성실한 태도는 그간 보여줬던 ‘은초딩’ 캐릭터와는 부합한다. 아이돌 그룹 ‘젝스키스’의 리더로 진중하고 멋있는 이미지였던 은지원은 ‘1박 2일’에서 떼 쓰고 막무가내로 우기는 모습을 보였다. 기존 이미지와 전혀 상반되는 캐릭터는 충격으로 다가왔지만 오히려 친근하고 인간적인 모습에 팬들은 환호했다. ‘은초딩’ 캐릭터로 새로운 방송생활을 시작했지만 부작용도 따랐다. 축구 경기에서 부진했던 건 은지원 뿐만 아니지만 유독 성실하지 못한 태도가 부각됐다. 마라톤에서 완주하지 않았던 게 다시 회자 되면서 “방송을 건성으로 한다”는 비난이 쏟아졌다. 물론 ‘설정일 뿐이다’고 항변하는 팬들도 있었다. 최근 인기 예능 프로그램에서 사랑받았던 이미지와 캐릭터로 타격을 입는 스타들이 종종 보인다. ‘우리 결혼했어요’에서 서인영은 솔직하고 당당하고 자기 중심적이고 할말 다하는 요즘 신세대의 모습으로 사랑 받았다. 이런 콘셉트 그대로 ‘야심만만 2’의 MC로 투입됐지만 이효리를 두고 한 말로 구설에 올랐다. MC들이 이효리를 어떻게 생각하냐고 묻자 “무대 위에서 최고로 섹시하다. 하지만 나는 노래를 잘한다”고 말했다. 당시 서인영을 비롯한 MC들 모두 이 말이 오해를 살 수 있다는 걸 알았지만 웃어 넘겼다. 방송이 끝나고 시청자 게시판은 서인영을 비난하는 이효리팬과 서인영을 옹호하는 팬의 사이버 전쟁이 일기도 했다. ‘우리 결혼했어요’에서 보여준 서인영의 캐릭터가 아니었다면 편집 과정에서 잘려나갔을 발언이다. ‘무한도전’에서 웃기지 않는 캐릭터, 진상 캐릭터로 자리잡은 정형돈은 ‘상상플러스’ MC로서도 비슷한 모습을 보이더니 끝내 중도 하차했다. 최근에는 ‘우리 결혼했어요’에서 진상, 밉상 짓을 하며 팬들의 질타를 받고 있다. 특히 커플들의 휴가를 따라가 훼방놓고 이간질하는 모습은 “정도가 지나치다”는 평이다. 이들은 독특한 캐릭터가 자기 발목을 잡았다. “예능인만큼 설정일 뿐이다”고 이해하는 시청자도 있지만 ‘리얼 버라이어티’라는 포맷 때문에 아니란 걸 알면서도 진짜로 받아 들이게 된다. 또 ‘리얼 버라이어티’의 맹점은 다른 예능 프로그램에서 또 다른 캐릭터를 선보이는 것이 힘들다는 것이다. 프로그램이 다르면 당연히 그 기획의도나 성격도 다르다. 하지만 각각의 프로그램에 따라 캐릭터를 변화시키고 맞춰 간다면 ‘리얼 버라이어티’가 사실은 ‘거짓’임을 스스로 인정하기 때문에 시청자들은 결국 배신감을 느끼게 된다. 최근 예능으로 각광받고 있는 스타들은 그 여파로 최고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지만 그 한계를 스스로 깰 수 있는 용기와 노력이 필요하다. miru@osen.co.kr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