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장근석, “성인 연기, 기준이 뭘까요?”
OSEN 기자
발행 2008.08.13 09: 34

‘누나들의 로망’ 장근석이 철부지 고등학생 아빠가 돼서 돌아왔다. 장근석과 꼭 닮은 ‘아기 천사’ 메이슨과 함께 말이다. 첫 주연을 맡은 영화 ‘아기와 나’에서 자신의 모습을 여과 없이 보여주고 싶었다는 스물 두 살 장근석을 만났다.
‘아기와 나’의 장근석
시사회를 통해 먼저 만난 ‘아기와 나’의 한준수는 실제 장근석과 많이 닮아 있다고 생각했다. 만나서 인사를 나누자 마자 “영화 속 준수가 근석 씨랑 참 많이 닮은 것 같아요”라고 하자 바로 “그렇죠? 제일 나다운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어요”라는 대답이 돌아온다.
“이번 영화에서 가장 욕심을 낸 점이 있다면 바로 나 자신의 모습이었어요. 지금까지 장근석이라는 배우의 어깨에 힘이 들어가 있었다면, 이번에는 힘을 좀 빼고 편한 나를 보여드리고 싶었죠.”
하지만 물었다. 이제 성인 연기에 물이 막 오르려고 하는 순간 다시 고등학생으로 돌아간 이유가 무엇이냐고. 그러자 장근석이 도리어 기자에게 질문을 던진다. “기자님, 성인 연기라고 구분하는 기준이 뭘까요?”
“저는 이제 성인 연기자예요. 나이 상으로는 그렇죠. 성인이 되면 예전과는 다른 자유가 생기는 것처럼 성인 연기자가 되는 것도 같다고 생각해요. 연기할 수 있는 영역이 좀 더 넓어졌어요. 제한이 좀 풀렸다는 말이 맞을까요? 내가 성인 연기자가 되었다고 해서 교복을 입으면 안 되는 건 아니잖아요? 굳이 틀을 만들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내가 할 수 있는 연기니까 소화하는 거죠. 이것도 하나의 도전이니까요.”
사람들이 보는 장근석
이제 스물 두 살이 된 장근석은 하는 말, 행동 하나 하나가 화제를 몰고 다닌다. 그래서 붙은 별명도 ‘허세’ ‘애늙은이’ 등 장근석의 나이에 걸맞지 않은 것들이 많다.
얼마 전 미니 홈피에 올린 글로 인해 ‘허세 근석’이라는 별명을 얻은 장근석은 “처음에는 상처를 받았죠. 나만의 공간이 수많은 악성 댓글들로 인해 지저분해지는 것이 싫어서 홈피를 닫았어요. 하지만 나는 아직도 당당해요. 텍스트로서만 판단되는 인터넷이라는 공간의 소통의 차이라고 생각해요. 적어도 그 때 썼던 글들이 나의 진심이었고, 누구나 몇 년 전 썼던 일기나, 메모 등을 보면 가끔씩은 유치하다고 생각하지 않나요? 오히려 그런 것들로 인해 장근석이라는 이름이 인기 검색어가 되고 유명해 지는 게 더 아이러니한 것 같아요.”
스물 두 살 장근석
장근석은 최근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화려한 테크토닉 실력을 선보이며 화제를 낳았고 장근석의 의상 스타일은 늘 관심의 대상이 된다. 그는 이 시대의 ‘트렌드세터’ 중 한 명으로 손꼽힌다. 이 날 역시 인터뷰 전 의상을 고르는 장근석의 눈빛이 날카로웠다.
“사람들의 반응이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장근석의 모습 하나로 사람들에 입방아에 오르내리는 것 자체가 즐거워요. 그렇다고 남의 시선을 많이 의식하는 편도 아니에요.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선에서 최대한 나를 표현하고 즐기려고 노력하죠.”
대학생 장근석
현재 한양대학교 연극영화과 2학년을 마치고 휴학중인 장근석은 내년 초 복학할 생각에 들떠 있었다. “배우로서의 생활도 물론 행복하지만 대학생 장근석도 참 행복해요. 한 동안 자만심에 빠져 있던 저를 다시 볼 수 있는 시간이 되거든요.”
“사실 처음에는 다른 학교 신방과를 지원하려고 했어요. 그 당기 연기에 대한 자만심이 있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우연히 수 천명의 관객이 보는 뮤지컬 무대에 서게 됐는데 그 때 알게 됐죠. 나는 아직도 멀었다고. 그래서 기본부터 다시 배우기로 마음 먹었어요. 그 동안 현장에서 배운 연기 기술은 많았는데 지식이 없었어요. 학교 수업을 통해서 지혜를 배울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배우 장근석
장근석은 천천히 꿈을 이뤄가는 중이다. 드라마 시상식에 참석하고 싶었다는 꿈을 ‘황진이’를 통해 이뤘고, 영화제 레드 카펫을 밟아보고 싶다는 꿈도 이뤘다. 거기다 영화제에서 신인상도 거머쥐었다. 장근석의 다음 꿈은 뭘까?
“다음은 남우주연상이겠죠?(웃음) 홍콩 국제 영화제에 꼭 한번 가 보고 싶어요. 아시아의 다른 스타들과 함께 레드카펫을 밟고 그들과 소통하고 싶어요. 이 꿈을 이루려면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겠죠. 그리고 30대에는 지금까지 생각했던 배우상에 접근하고 싶어요. 한 마디로 ‘신비로운 배우’가 되고 싶어요. 다음 작품을 기대하게 만드는 배우 말이에요. 지금의 한석규 선배님이나 송강호 선배님의 티켓파워가 막강하듯이, 언젠가는 저도 ‘장근석’이라는 배우의 티켓 파워에 도전해보고 싶어요.”
기자가 본 장근석
“사람들은 나이가 들면서 꿈이 작아지고 점점 현실과 타협하게 되잖아요. 전 지금 스물 두 살이에요. 아직 한창 젊은 나이잖아요? 못할 게 뭐 있나요? 객기도 허세도 젊으니까 가능하다고 생각해요.”
사람들은 장근석의 TV 속 모습을 보고 얘기한다. 너무 어른스럽게 행동한다고. 나이에 걸맞지 않은 말투와 행동을 한다고. 하지만 기자가 만난 장근석은 스물 두 살의 자신감과 에너지가 넘치는 젊은 청년(靑年)이었다. 어렸을 적부터 연예계 활동을 시작한 그의 몸에 깊이 밴 것은 ‘책임감’이었고, 그것은 한 때 장근석의 ‘성장통’이 되기도 했다. 성장통을 잘 딛고 일어서 젊음과 패기로 똘똘 뭉친 장근석의 ‘즐거운 인생’이 계속되길 기대해본다.
ricky337@osen.co.kr
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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