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베이징, 올림픽취재반] 선취점을 따내라. 2008 베이징 올림픽 야구대표팀에 지상과제가 떨어졌다. 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야구대표팀은 13일 우커송 제2구장에서 예선리그 첫 경기 미국전을 갖는다. 한국은 지난 2006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8강 리그에서 미국을 7-3으로 꺾는 쾌거를 연출했지만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서는 예선 0-4, 준결승 2-3으로 2전 전패를 당했으며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에서도 3-7로 패한 바 있다. 아직 올림픽에서 한국은 미국을 이기지 못했다. 김경문 대표팀 감독은 미국전에 총력을 쏟아붓겠다는 의지를 천명했다. 올림픽 첫 경기 스타트를 순조롭게 끊겠다는 생각도 있지만 미국이 충분히 승산있는 상대라는 점이 밑바탕에 깔려있다. 단기전 그것도 첫 경기에서는 선취점의 중요성은 무엇보다 강조된다. 1~2회 선취점을 따내면 경기를 보다 수월하게 풀어갈 수 있다. 시드니 올림픽에서처럼 승부처에서 보이지 않는 심판의 검은 손을 감안한다면 미국전에서는 경기 초반 기선제압이 보다 더 절대적인 과제가 된다. 한국의 선취점 선봉장은 역시 이종욱(28·두산)-이용규(23·KIA)로 구성된 테이블세터다. 당초 이종욱과 이용규가 톱타자 자리를 놓고 경쟁구도를 그렸지만 이제 두 선수의 타순을 구분하는 것은 무의미해졌다. 두 선수 모두 출루머신이자 발야구 선두주자로서 대표팀 선취점의 선봉장 노릇을 해낼 것이기 때문이다. 김 감독은 두 선수의 출루 능력을 믿고 이승엽-김동주-이대호의 중심타순을 4~6번으로 후진배치했다. 이종욱은 2차례 올림픽 예선에서 27타수 5안타, 타율 1할8푼5리를 기록했다. 하지만 1차 예선 대만전 역전 결승 스리런 홈런, 일본전 희생플라이 등에서 나타나듯 중요할 때마다 알짜배기 활약을 펼쳤다. 특히 볼넷과 사구를 2개씩 얻을 정도로 선구안과 투지는 죽지 않았다. 고영민과 함께 대표팀에서 가장 많은 4개의 도루를 기록, 발야구도 이끌었다. 이종욱의 톱타자 기용은 상대를 흔드는데 목적이 있다. 이용규는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과 지난 3월 올림픽 최종예선에서 도합 47타수 14안타, 타율 2할9푼8리를 기록했다. 특히 최종예선에서 타격 슬럼프를 보인 이종욱을 대신해 톱타자로 기용돼 25타수 10안타, 타율 4할로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볼넷도 5개나 얻어내 출루율은 무려 5할이었다. 11득점으로 대표팀에서 가장 많은 홈베이스를 밟았다. 2번 타자로서 짐이 무겁다. 이종욱이 출루하면 덩달아 출루해야 하며 이종욱이 아웃될 경우에는 실질적인 1번 타자 역할을 해야 한다.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서 한국야구는 테이블세터를 앞세워 올림픽 사상 첫 메달을 목에 걸 수 있었다. 톱타자 이병규가 37타수 13안타로 타율 3할5푼1리의 맹타를 휘두르며 리드오프 역할을 충실히 한 가운데 2번 타자 박종호도 33타수 10안타 7사사구, 타율 3할3리·출루율 4할2푼5리로 출루력을 뽐냈다. 이병규와 박종호는 각각 도루도 4개·2개씩 기록했다. 과연 이종욱-이용규의 2008년 베이징표 테이블세터가 기대대로 활약하며 2000년 시드니의 영광 그 이상을 재현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그 시작이 미국전이다.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