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상하이, 올림픽취재반] 베이징올림픽을 앞두고 박성화 감독은 내심 사상 첫 메달 획득을 노리고 있었다. 박 감독의 자신감에는 청소년대표 시절부터 호흡을 맞춰왔던 멤버들의 조직력에 있었다. 그리고 그 중심은 박주영과 김승용으로 상징되는 공격라인이었다. 4-4-2 포메이션을 선호하는 박 감독의 특성상 중앙과 측면에서 해결사 역할을 해주는 두 선수는 반드시 필요했다. 여기에 대표급 공격수로 급성장한 이근호의 등장과 기성용, 이청용의 성장은 죽음의 조라고 불리는 D조에서도 박 감독의 야망을 이룰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지게 했다. 호사다마였을까. 대표팀의 측면 공격수이자 전담 키커였던 김승용의 부상이 박 감독의 구상을 모두 흔들어버렸다. 오른쪽 갈비뼈 연골 골절이라는 큰 부상을 입은 그의 부재는 한때 부상 중인 염기훈을 와일드카드 후보로 선발할 정도로 측면 공격수 부재에 시달렸던 박 감독에게 치명타였다. 문제는 박 감독이 김승용의 부상을 인정하지 않고 베이징올림픽에 동행시켰다는 데 있다. 당시 박 감독은 김승용의 부상에 대해 "정확한 진단을 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선수단 사기를 위해 제외라는 강수는 둘 수 없다"고 말했다. 일면 옳은 말이지만 올림픽에 단 18명의 선수밖에 데려갈 수 없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분명한 실책이다. 더군다나 박 감독은 김승용의 부재로 자신의 전술을 활용할 수 없다는 증거도 드러냈다. 바로 4-4-2가 아닌 4-3-3 포메이션의 등장이었다. 김두현의 와일드카드 배제를 놓고 4-3-3 포메이션에나 쓸 수 있던 선수라고 말했던 박 감독으로서는 자신의 말을 뒤집은 셈이다. 결국 대표팀은 익숙지 않은 전술을 활용하는 과정에서 이탈리아에 아쉬운 패배를 당했다. 경기가 끝나고 박 감독이 말했던 선수들의 전술 이해 부족은 그 자신의 실책을 시인하는 말이기도 했다. 그리고 대표팀은 온두라스전의 승리에도 불구하고 이탈리아와 카메룬의 무승부로 8강 진출에 실패했다. 만약 김승용이 부상을 당하지 않았다면 어떤 결과가 나왔을까. 아니 김승용의 부상에 박 감독이 다른 선택을 내렸다면 어떤 결과나 나왔을까. 온두라스전에서 김승용은 선발로 출전했음에도 불구하고 25분 만에 경기장을 떠나야 했다. 몸이 안돼 있던 탓이다. 박성화 감독과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회는 결국 최종 엔트리를 선정하면서 첫 단추를 잘못 꿴 셈이다. 전반 25분 김승용이 조영철로 교체돼 나오고 있다./상하이=올림픽취재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