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로 끝난 박성화의 '선입견 깨기'
OSEN 기자
발행 2008.08.13 21: 00

[OSEN=상하이, 올림픽취재반] 중국으로 떠나기 전 박성화 감독은 기자회견에서 조금의 시간만 있으면 '선입견' 에 대해 말했다. 청소년 대회 등 그 동안 세계 대회에서 박 감독은 수비에 치중한 모습을 보이며 비판 받은 것을 잊어달라는 것이었다. 그만큼 이번 베이징 올림픽은 공격적으로 나서겠다는 뜻이었다. 실제로 그는 "엔트리를 보면 공격력이 좋은 선수를 선발했다" 고 자신있게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박 감독이 바라는 것처럼 그에 대한 선입견이 깨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친황다오와 상하이에서 보인 박성화호의 모습은 공격보다는 역시 수비에 치중한 인상이었기 때문이다. 우선 승리에 대한 의지가 없었던 온두라스를 상대로 한 3차전은 논외로 하자. 가장 중요했던 첫 경기 카메룬전은 중원을 완전히 내주고 치른 경기였다. 당시 박성화 감독은 김정우와 기성용을 중원에 내세웠다. 최근 김정우가 공격력이 좋아졌고 소속팀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이고는 있다고 하지만 이는 성남에서처럼 두 명의 미드필더가 뒤에 받치고 있을 때 얘기다. 올림픽 대표팀같이 4-4-2를 쓰는 전술에서 김정우는 만족할 만한 공격력을 선보이지 못했다. 중원을 내주자 한국의 사이드 공격은 그리 날카롭지 못했다. 중원을 내주었기 때문에 간헐적인 사이드 공격은 위협적이지 않았기 때문. 실제로도 이 경기에서 한국의 유효 슈팅은 2개에 불과했다. 그나마 한 골은 박주영의 프리킥에 의한 골이었다. 이탈리아전에서는 단 한 차례도 연습하지 않은 4-3-1-2 혹은 다이아몬드형 4-4-2 전술로 나섰다. 이탈리아의 강력한 중원에 대항하기 위한 것. 그러나 K리그에서도 쓰는 팀이 없고 단 한 차례도 훈련하지 않은 전술을 들고 나온 것은 선수들의 혼란만 가중시켰고 중원을 내주고 말았다. 실제로 이날 경기에서 0-3으로 패한 후 선수들 사이에서는 "전술을 이해하지 못했다" 는 말도 있었다. 두 경기 모두 상대를 너무 의식한 나머지 중원을 뒤에 두는 수비적인 모습으로 나선 것이 아쉬웠다. 한국에서는 '공격력이 좋은 선수들로 공격에 힘을 싣겠다고 얘기했지만 실제 경기장에 나서면 말처럼 쉽지 않은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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