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킹맘'을 둘러싼 논란과 진실
OSEN 기자
발행 2008.08.14 09: 14

"드라마 '워킹맘'을 보다가 도저히 못참고 글을 올립니다.(이하 생략)" "(댓글)드라마를 너무 심각하게 보시네요. 그냥 편하게 즐기세요." SBS 수목드라마 '워킹맘'의 홈페이지 게시판이 요즘 시끄럽다. 드라마 곳곳에서 펼쳐지는 드라마적 허구와 캐릭터들의 과장된 행동을 놓고 시청자들 사이에 시시비비를 가리는 때문이다. 염정아와 봉태규, 두 명의 걸출한 스크린 스타를 브라운관으로 스카웃한 이 드라마는 하룻밤 실수로 신입사원(봉태규)과 결혼하게 된 엘리트 연상녀(염정아)의 육아와 직장 이야기다. 여기에 아이 봐주기를 거절하는 새 엄마(김자옥) 등 갖가지 양념을 곁들여 감동 보다는 폭소를 겨냥해 찍었다. 그런 연유로 현실과 전혀 다른 드라마 속 세상이 자주 연출되고, 밉상 캐릭터를 더 얄밉게 만들다보니 과장과 오버 연기가 반복해서 쓰이고 있다. '드라마가 다 그렇지 뭐'라고 생각하는 여느 한국 드라마 시청자라면 속 편하게 웃어 넘길 정도의 일이다. 그러나 육아와 회삿일에 치이는 진짜 '워킹맘'들 입장에서는 '드라마는 드라마일뿐'이라고 치부하기에 울화통 치미는 상황이 자주 발생하는 게 논란의 발단이 됐다. 이들이 주장하는 황당무계 '워킹맘' 설정은 세 가지. 첫째는 워킹맘의 주위를 둘러싼 현실과의 괴리다. 어린이집 교사가 아이를 데리러오는 시간이 늦었다고 그 부모에게 짜증을 내고 애들을 함부로 대하는 건 상상조차 하기 힘들다는 점. 실제 어린이집 교사들의 항의글이 올라오는 동시에 워킹맘들도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작가가 워킹맘의 현실을 전혀 모르고 쓰는 것 아니냐'고 비난의 눈길을 보냈다. 둘째는 한국적 집안 위계 질서의 파괴다. 나이 어린 시누이(차예련)가 오빠의 아내한테, 또 나이 어린 매형이 처남댁한테 마구 반말을 하는 등의 오버 연기는 보는 이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든다는 지적이다. 셋째는 드라마 설정에서의 지나친 과장들이다. '패션업계 종사자라고 사이즈 66을 입으면 왜 안되냐'는 항의도 있고 '아무리 철없는 아빠 역할의 봉태규지만 애들이 아프다는 연락에 발을 동동 구르는 회식 자리의 아내를 보며 재밌어할 수 있느냐'는 등의 지적도 나왔다. 이같은 논란으로 게시판이 달궈지는 이유도 '워킹맘'에 대한 관심이 뜨거운 덕분이다. 상당수 시청자는 '재미있게 잘 보고 있다'며 성원을 보내는 중이고 AGB닐슨 조사결과 전국 시청률 15.2%를 기록하며 순항하고 있다. 드라마를 단순히 드라마로만 볼 것인지, 아니면 현실을 오버랩하며 볼 것인지는 늘 시청자들 사이에서 의견 차이가 발생하는 부분이다. 와중에 '워킹맘'이란 소재가 현대 사회의 뜨거운 감자인 까닭에 논란이 더 커졌던 셈. '드라마는 드라마로만 보자'는 한 시청자는 현재 시청률 전체 선두를 달리고 있는 '조강지처클럽'을 빗대, "도대체 말이 전혀 안되는 내용의 '조강지처클럽'도 다들 즐기는 판에 '워킹맘'의 오바는 별 문제도 아니다'라는 촌철 댓글로 눈길을 끌었다. mcgwire@osen.co.kr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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