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상학 객원기자] 역시 입담의 대가였다. 한화 베테랑 우완 투수 정민철(36)이 라디오 방송에서 특유의 입담으로 명성을 입증했다. 정민철은 지난 14일 SBS 파워FM ‘두시 탈출 컬투쇼’에 팀 후배 김태균과 함께 게스트로 출연해 타고난 입담으로 폭소 도가니를 연출했다. 남희석, 배칠수, 김태균 등 개그맨들과 평소 친분이 두터운 정민철은 밝고 낙천적인 성격으로 유머 감각을 타고났다. 개그맨 친구들이 정민철에게 개그를 배울 정도로 초강력 입담을 자랑한다. 이날 라디오 방송에서 정민철은 청취자와 팬들에게 그 실력을 유감없이 뽐냈다. 정민철은 후배 김태균에 대해 “홈런개수를 떠나 실력에 비해 홈런 비거리가 아쉽다. 덩치를 보면 멀리 칠 것 같은데 담장을 살짝살짝 넘겨 투수들의 신경을 건드린다”며 후배 김태균을 쑥스럽게 만들었다. 하지만 정민철은 곧 “농담이다. (김)태균이는 정말 좋은 타자다. 우리팀에 있는 게 천만다행이다”며 어르고 달래기의 진수를 보여주었다. 김태균이 “(정)민철이 형 공은 느려서 맞아도 아프지 않다”고 반격하자 정민철은 “태균이가 지방이 많아 공을 맞아도 완충작용으로 안 아픈 것”이라며 토크배틀에서 완승을 거뒀다. 개그맨 김태균과 친구인 정민철은 그러나 개그콤비인 정찬우와는 첫 대면이었다. 정민철은 “태균이는 친구라서 잘 아는데 정찬우씨는 잘 몰랐었다. 오늘 대기실에서 뵜을 때 거만하게 계셨다. 이게 텃세구나 싶었다. 하지만 내가 이걸 이겨낸 것이다”며 폭소를 자아냈다. 이어 베이징 올림픽에 대해서도 정민철은 “개인적인 이유로 나가지 않았다. 대표팀 투수진은 희망적으로 보고 있다. 내가 빠졌기 때문이다. 물론 개인적인 이유”라고 농담을 다시 한 번 강조하며 “황금 같은 휴식기다. 야구하면서 여름에 쉬는 건 처음”이라고 말했다. 정민철은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들이 정말 부럽다. 예전에는 150km를 던졌는데 이제 140km 중반까지밖에 나오지 않는다”며 흘러간 세월의 무상함을 표했다. 하지만 특유의 완급조절과 다양한 변화구로 만회하고 있다. 손가락이 길기로 소문난 정민철은 “내가 야구선수 중 손가락이 가장 긴 걸로 알고 있다. 농구선수 서장훈보다도 손가릭이 더 길다. 발도 300mm”라고 밝혔다. 긴 손가락은 다양한 변화구를 빨리 습득하는데 결정적인 원동력으로 작용했다. 가장 최근에는 너클볼을 연마해 실전에 구사할 정도였다. 이어 정민철은 “어릴적에 OB 베어스 어린이회원이었다. 박철순 선배를 보고 야구를 시작했는데 프로에서 박 선배랑 선발로 대결했다. 빙그레 이글스 시절이었다. 박 선배가 내려가신 뒤 내가 마운드에 올라갔는데 감회가 새로웠다. 그 경기에서 완봉승으로 이겼는데 잠을 자지 못했다. 너무 감격적이었다. 그 경기로 자부심이 생겼고 그 자신감이 지금까지 온 것 같다”고 털어놓았다. 정민철은 “태균이처럼 훌륭한 타자가 많아 대부분 투수를 점수를 주기 마련이다. 자랑 같지만 난 완봉승을 20번이나 했다”며 웃었다. 정민철은 “요즘 젊은 선수들이 실력 외적으로 갖춰진 것이 많아서 인기가 많은 것 같다. 하지만 운동시간에는 운동에만 집중하는 것이 필요하다. 우리팀 동생들은 지방팀이라 그런지 몰라도 모두들 순진하고 야구밖에 생각할 시간이 없는 것 같다”며 야구에 집중하는 자세도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