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올림픽을 중계하고 있는 MBC가 올림픽선수들의 경기가 끝날 때마다 중국인의 정신이 녹아있는 고사성어를 활용한 표현법으로 눈길을 끌고 있다. MBC는 단순히 경기만을 보여주는 중계방송에서 탈피해 영상에 재미와 의미를 배가시키기 위한 방법으로 경기가 끝난 후 경기내용의 컨셉트에 맞는 고사성어를 연결시켜 표현하고 있다. 이미 2006 독일 월드컵에서 ‘축구는 OO다’라는 이벤트로 화제를 모은 바 있는 MBC는 이번에 베이징 올림픽을 맞아 동양인의 정신을 함축적으로 아우를 수 있는 고사성어로 시청자들의 가슴을 움직이고 있다. 박태환 선수의 400m 금메달 획득 경기 후에는 국사무쌍(國士無雙, 나라에 둘도 없는 인재)이라는 고사성어로 표현했으며 여자양궁단체 금메달 획득 후에는 화무십일홍 한궁백년금(花無十日紅 韓弓百年金, 열흘 붉은 꽃 없지만 한국 양궁은 영원하다), 이후 남자양궁단체도 금메달을 확정짓자 부창부수(夫唱婦隨, 남편이 주장하고 아내가 이에 잘 따름), 진종오 선수의 사격 금메달 후에는 만추가경(晩秋佳景, 늦게 핀 꽃이 더 아름답다), 미국과의 야구 예선 1차전 9회 말 짜릿한 역전승 후에는 생즉사 사즉생(生卽死 死卽生, 살고자 하면 죽을 것이고 죽을 각오를 하면 살 것이다) 등의 고사성어들로 보는 재미를 더했다. 그 외에도 역도에서 부상으로 아쉽게 탈락한 이배영 선수에게는 아테네에서의 미소를 잃지 말라는 의미에서 살인미소(殺人微笑), 김재범 선수의 유도 은메달 확정 후에는 이원희 선수에게 밀려 늘 2인자이다가 마침내 성공했다는 의미로 고진감래(苦盡甘來)라는 고사성어가 눈길을 끌었다. 이러한 고사성어 아이디어는 중국인의 100년 꿈을 이룬 올림픽 개최라는 의의와 찬란한 오천년 역사를 가진 베이징이라는 개최지의 특성을 살리고자 제작진이 고심한 결과이다. 스포츠제작단 허연회 스포츠기획팀장은 “경기가 끝나자마자 음악과 자막을 라이브로 제작한다. 이를 위해 음악전문가도 파견된 상태”라며 “타사에서는 절대 흉내를 낼 수 없는 부분이다. 약간의 차이가 시청자들에게 많은 것을 보여줄 것”이라고 함축적인 고사성어의 활용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hellow0827@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