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력인가 행운인가' 마쓰자카 논란 점화
OSEN 기자
발행 2008.08.16 04: 25

[OSEN=애틀랜타, 김형태 특파원] '실력인가 운인가'. 마쓰자카 다이스케(28.보스턴 레드삭스)가 35년 만에 보스턴 구단 기록을 갈아치울 태세다. 마쓰자카는 전날 텍사스 레인저스전에서 1승을 추가하며 시즌 14승째(2패)를 기록, 승률 8할7푼5리를 마크했다. 현재 추세라면 지난 78년 밥 스탠리가 15승2패로 거둔 구단 기록 8할8푼2리 경신이 유력하다. 올 시즌 21경기에 등판한 마쓰자카는 승패를 얻지 못한 경기(no decision)가 5경기 밖에 되지 않는다. 외견상 성적은 뛰어나다. 방어율 2.74로 승률에 걸맞는 성적을 올리고 있다. 빅리그 데뷔 첫 해인 지난해 성적(32경기 15승12패 4.40)에 비해 장족의 발전을 한 셈. 하지만 운도 많이 따라줬다는 평가도 꼬리표처럼 따라다닌다. 무엇보다 고질적인 제구력 난조가 여전하다. 올 시즌 마쓰자카는 121⅔이닝 동안 볼넷 72개를 허용해 지난해 볼넷수 80개에 벌써 육박했다. 시즌 피안타가 91개에 불과하지만 볼넷을 남발하면서 WHIP는 1.34에 달한다. 아메리칸리그 26위 수준이다. 지난해 기록한 1.32와 큰 차이가 없다. 삼진수도 크게 줄어들었다. 204⅔이닝 동안 201개를 잡은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103개에 그치고 있다. 삼진이 줄어든 반면 볼넷은 오히려 불어난 셈이다. 무엇보다 완투 경기가 하나도 없다. 8이닝 투구 한 번, 7이닝 이상 4차례 기록했을 뿐 나머지는 5∼6이닝 투구에 머물렀다. 딱 5이닝만 던지고 승리한 경기도 3번이나 된다. 이만하면 '행운의 사나이'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15일(한국시간) 텍사스전도 운이 따르기는 마찬가지. 10-0으로 보스턴이 승리한 당시 경기서 마쓰자카는 7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는데, 피안타 6개에 볼넷 5개로 모두 11명의 주자를 내보냈다. 다만 득점권에 주자를 둔 4차례 위기를 절묘하게 넘긴 덕을 봤다. 마쓰자카는 지난해 포스팅금액과 연봉을 합쳐 총액 1억 달러가 넘는 거액의 몸값에 보스턴 유니폼을 입었다. 큰 기대를 받고 태평양을 건넌 그가 2년간 거둔 성적은 29승14패 방어율 3.78. 기록만 놓고 보면 이름값을 하고 있다. 그러나 볼넷 남발에 이은 투구수 증가와 짧은 이닝의 패턴이 반복되는 그를 향해 일각에선 불안한 시선을 거두지 않는다. "타자를 압도하기 보다는 점수를 줄까봐 살떨리는 순간이 더 많다"는 얘기가 심심치 않게 들린다. '아직 메이저리그 정상급 투수로 발돋움하기에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평가가 고개를 숙이지 않는 이유다. workhors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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