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베이징, 올림픽취재반] “마음이 썩어들어갔지. 뭐” 지난 15일 예선 캐나다전에서 한국야구 올림픽 사상 첫 완봉승을 거둔 ‘괴물’ 류현진(21, 한화). 그를 지켜본 수많은 눈에는 당연히 그의 부모님도 있었다. 아들의 경기를 지켜보기 위해 베이징으로 날아간 류현진의 부모님은 이날 1루 관중석에서 류현진의 투구 하나하나에 눈을 떼지 못했다. 아버지 류재천씨는 경기 후 “마음이 썩어들어갔다. 도저히 앉아볼 수가 없어 관중석 맨 뒤로 올라가서 왔다갔다했다. (류)현진이가 던지고 나면 1루 관중석 아래로 내려가 담배를 폈다”고 털어놓았다. 특히 이날 류현진의 1-0 완봉승은 지난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서 호세 콘트라레스가 예선 호주전에서 기록한 이후 2번째였다. 그만큼 지켜보는 아버지의 마음은 긴장될 수밖에 없었다. 어머니의 마음도 다르지 않았다. 류현진의 어머니 박승순씨는 “(9회말 1사 1·3루에서) 이진영이 공을 잡아 홈으로 던지는 모습을 못봤다. 너무 떨려서 관중석에서 주저앉았다. 그런데 눈을 떠보니 어느새 포수가 공을 잡고 있어 안심했다. 그제서야 현진이가 끝까지 막을 줄 알았다”며 긴박했던 순간을 설명했다. 어머니의 확신대로 류현진은 9회말 2사 만루 극한의 위기에서도 실점없이 막고 승리했다. 이날 광복절을 맞아 모두가 류현진의 완봉 역투에 환호하고 기뻐했다. 모든 이들에게 기특한 류현진이었지만 부모님께는 더없이 자랑스런 아들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