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베이징, 올림픽취재반] 지난 16일 중국 베이징 우커송 구장에서 열린 한국-일본전. 2-2로 팽팽히 맞선 9회초 2사 1·2루에서 대타로 나온 김현수가 일본 이와세 히토키로부터 중견수 앞에 떨어지는 안타를 터뜨렸다. 일본의 중견수 아오키 노리치카가 타구를 잡자마자 홈으로 송구했다. 거구의 2루 주자는 3루를 돌아 홈으로 ‘코뿔소처럼’ 쇄도했다. 타이밍은 애매했지만 거구의 주자는 미끄럼틀타듯 부드러운 슬라이딩으로 포수를 피해 홈 베이스를 찍었다. 역전 결승득점의 주인공. 바로 김동주(32·두산)였다. 김동주는 일본전 5-3 역전승의 숨은 주역이었다. 이날 경기에서 5번 타자 겸 3루수로 선발출장한 김동주는 3타수 2안타 2득점 1볼넷으로 활약했다. 특히 9회초 선두타자로 등장해 이와세로부터 좌전 안타를 뽑아내며 대역전극의 서막을 열었다. 9회말에는 실책 하나를 저질렀지만 마지막 타자가 된 모리노 마사히코의 타구를 직접 잡아 처리해 경기를 마무리지었다. 김동주는 대표팀에서 가장 많은 보살(10개)을 기록하고 있다. 10타수 3안타 3득점 2볼넷의 타격도 타격이지만 수비에서도 높은 공헌도를 보이고 있다. 김동주는 진정한 대표팀 터줏대감이다. 지난 1997년 대만 아시아야구선수권대회를 시작으로 1998년 방콕 아시안게임, 1999년 서울 아시아야구선수권대회, 2000년 시드니 올림픽,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2003년 삿포로 아시아야구선수권대회, 2006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2007년 대만 올림픽 아시아예선, 2008년 대만 올림픽 최종예선에 이어서 베이징 올림픽까지 무려 10번째로 국제대회에 참가하고 있다. WBC 때 당한 부상 후유증 우려로 빠진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이 유일한 A급 국가대표팀 결석이었다. 국제대회 성적도 좋다. 베이징 올림픽 3경기 포함해 42경기에서 132타수 45안타, 타율 3할4푼1리·12홈런·36타점이라는 호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1997년 대만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는 26타수 14안타, 타율 5할3푼8리·9홈런·19타점으로 대활약하며 한국의 우승과 대회 MVP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이때부터 국제용 선수라는 타이틀이 따라붙기 시작했다. 2006년 WBC에서는 불의의 1루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으로 어깨가 탈구되는 중부상도 당했지만 나라가 부를 때마다 군말없이 태극마크를 단 김동주였다. 이날 일본전 활약은 김동주에게도 의미가 크다. 지난해 FA 자격을 얻은 후 일본 진출을 모색했으나 끝내 외면받으며 국내 잔류를 택해야 했던 김동주는 1년 계약을 통해 일본 진출의 길을 열어 놓은 상태. 지난 1997년 아시아선수권에서 예선·결승에서 일본 우에하라 고지로부터 무려 4발의 홈런포를 쏘아 올리며 일본 킬러로 자리매김한 김동주는 1998년 아시안게임 결승전 3타수 3안타, 1999년 아시아선수권 결승 역전타, 2000년 올림픽 3·4위전 쐐기 적시타, 2002년 아시안게임 4타수 2안타 1홈런 3타점으로 활약했다. 그러나 이후로는 상대적으로 일본전에서 강인한 인상을 심어주지 못했다. 2003년 아시아선수권에서는 일본전에서 3타수 1안타를 친 후 4년의 시간이 흐른 지난해 올림픽 아시아예선에서 일본을 만나 2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삼진과 병살타를 기록할 정도로 부진했다. 이날 부진이 일본 진출 실패와도 무관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올림픽에서 와다 쓰요시, 이와세로부터 2안타를 뽑아낸 데다 수비와 주루에서도 인상적인 플레이를 펼치며 일본 킬러 명성을 재확인했다. 무엇보다 팔꿈치 통증에도 불구하고 투혼을 발휘하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돋보이는 김동주의 활약이다.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