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상학 객원기자] "선수들에게 항상 즐겁게 야구하라고 강조한다" 최동원 한화 2군 감독은 여유가 넘쳐흘렀다. 지난 17일 춘천 의암구장에서 열린 2008 퓨처스 올스타전에 코치로 참가한 최 감독은 경기 전 젊은 선수들과 팬사인회까지 치를 정도로 식지 않은 인기를 자랑했다. 최 감독은 경기 전후로 팬들의 인사를 일일이 받아주며 왕년의 대스타다운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본분은 이제 스타가 아니라 지도자. 최 감독은 한화 2군 감독으로 2년째를 보내고 있다. 특히 올해는 '2군 효과'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한화 2군이 각광받고 있다. 김인식 1군 감독은 "2군에만 다녀오면 선수들이 달라진다. 조금이라도 부진한 선수가 있으면 바로 2군에 내려보내겠다"고 말하며 껄껄 웃을 정도로 2군에 대한 두터운 신뢰를 표현했다. 실제로 지난해와는 달리 올해 김 감독의 1·2군 엔트리 조정폭은 훨씬 잦아졌다. 최 감독과도 수시로 식사를 히고 연락하며 결단의 속도도 빨라졌다. 사실 한화 2군의 팀 성적은 남부리그 최하위다. 하지만 2군 리그 팀 성적은 큰 의미를 두기 어렵다. 최 감독도 팀 성적을 떠나 선수들을 조련하는데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최 감독은 "1군이 전쟁터라면 2군은 배움터다. 선수들의 잠재력을 이끌어내 한 단계 한 단계씩 성장시키는 것에 목적을 두고 있다. 다만 2군 선수들의 경우에는 너무 2군에만 있다 보니 자신감을 잃거나 소극적으로 일관하는 경우가 있다"고 지적했다. 최 감독은 그래서 선수들에게 즐기는 야구를 강조하고 있다. 최 감독은 "야구든 무엇이든 즐겁게 해야 한다.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즐겁게 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선수들에게 질책을 하거나 단점을 들추기보다 격려와 농담으로 자신감을 심어주고 장점을 잘 살려줘야 한다. 김인식 감독님께서 늘 강조하시는 부분이기도 하다. 한화에 와서 김 감독님께 이처럼 여러모로 좋은 점을 정말 많이 배우고 있다. 내게는 행운"이라고 얘기했다. 최 감독은 이른바 '실미도 효과'로 명명된 2군 효과에 대해 "다 선수들 덕분이다. 올해 1군 선수들이 자주 2군에 오는데 특별한 것을 하는 건 아니다. 종종 몸이 좋지 않은 선수들이 내려오는데 그런 선수들의 몸 상태를 잘 점검해서 1군으로 올려보내는 것이 2군의 또 다른 역할이다"고 말했다. 그러나 궁극적으로 2군 선수들에 대한 애정이 크다. 최 감독은 "2군에도 잘하는 선수들이 많다. 1군에 자리가 없을 뿐이다. 하지만 지도자로서 이 선수가 어떻고 저 선수는 또 어떻다고 말할 수 없다. 모든 선수들이 다 중요하다. 평가는 감독이 아니라 팬들이 해야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퓨처스 올스타전에서도 최 감독은 때로는 친구처럼 때로는 아버지처럼 선수들을 대했다. 신인 정대훈에 대해서는 "그것밖에 못 던지냐. 1이닝만 잘 던지네"라며 웃으며 농을 건네자 정대훈은 "그게 얼마나 대단한 건데요"라며 맞받아쳤다. 최 감독은 웃으며 정대훈의 어깨를 두드려줬다. 정대훈은 "감독님이 참 편하게 대해주신다.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셔서 자신감을 얻는다"고 말했다. 신민기도 "감독님께서는 늘 기죽지 말고 자신감을 가지라고 말씀하신다. 지금 내게 필요한 것이 자신감인데 감독님의 존재가 힘이 된다"고 털어놓았다. 제2의 고향이라는 한화에서 최 감독의 지도력이 보이지 않게 꽃을 피우고 있다. 한화 이글스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