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예능프로그램들이 연예인들의 홍보 수단으로 전락해 비판을 받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홍보의 또 다른 수단으로 ‘영화나 앨범을 홍보하려면 왕비호를 찾아가라’는 말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어 눈길을 끈다. ‘시청자의 안티, 네티즌의 안티’를 표방하며 안티팬 모으기에 혈안인 왕비호는 최근 새 영화나 앨범 홍보를 위해 녹화장을 찾은 연예인들을 향해 거침없이 독설을 쏟아내고 있다. 17일 방송된 KBS 2TV ‘개그콘서트’ ‘봉숭아학당’에 출연한 왕비호는 교복을 입고 녹화장을 방문한 남규리를 향해 “요즘 영화 찍었다더니, 오늘은 영화 홍보 하러 온거냐”며 일침을 가했다. 이어 영화 홍보를 시켜주겠다며 남규리를 무대 위로 불러낸 왕비호는 남규리에게 준비된 대본을 읽게 시켰고 ‘국민 요정 정경미 포에버’가 적힌 대본을 읽은 남규리는 결국 영화에 대한 얘기는 한 마디도 하지 못한 채 왕비호의 희생양이 되고야 말았다. 왕비호를 통한 홍보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지난 10일에는 주말드라마 ‘엄마가 뿔났다’의 주제곡 ‘그대를 사랑합니다’를 부른 신인 가수 유승찬이 ‘봉숭아학당’에 출연했다. 왕비호는 유승찬에게 “노래 잠깐 부르려고 무대 뒤에서 다섯 시간을 대기했다”며 “앞으로는 얼굴 없는 가수로 활동하라”고 말해 유승찬을 당황하게 했다. 신인 그룹 티지어스(TGUS) 역시 왕비호 효과를 보기 위해 지난 달 ‘개그콘서트’ 녹화장을 찾았다. 방송에서 왕비호는 “아는 매니저 형이 욕 좀 해달라고 부탁해서 방청권을 끊어서 오라고 했더니 진짜 방청권을 끊어서 왔다”며 “연예인이 맨 앞줄에 앉지 않고 중간에 앉은 건 처음이라”고 말해 큰 웃음을 선사했다. 이 밖에도 왕비호는 그룹 클릭비에서 솔로로 전향한 가수 에반에게 “인터넷에 ‘에반’을 검색해보니 ‘에반게리온’이 뜨더라”며 일침을 가했고, 에반의 타이틀 곡인 ‘울어도 괜찮아’를 들은 후 “개그콘서트에 와서 슬픈 발라드 곡이나 부르고 대체 뭐하는거냐”고 독설을 쏟아 냈다. 실제로 왕비호는 요즘 자신의 출연 분량의 일정 부분을 녹화장을 찾은 연예인들을 위해 할애하고 있다. 방송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개그콘서트’를 찾는 연예인들이 부쩍 늘어나고 있다. 단순히 방송을 즐기러 오는 연예인들도 있지만 상당수는 새 앨범이나 영화 홍보를 위해 찾아오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왕비호 윤형빈을 직접 만나 부탁하는 경우는 드물다. 대부분 매니저나 제작진들을 통해 의뢰하는 편이며, 가끔은 갑작스런 방문에 왕비호의 대본이 급하게 수정되는 경우도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연예인 홍보의 한 수단으로 왕비호의 독설이 일조하는 것에 대해 비판적인 시선도 존재한다. 게시판에는 ‘왕비호 캐릭터의 순수성을 잃어가고 있다’ ‘결국은 다들 짜고 치는 고스톱 같다는 생각이 든다’ ‘민감하긴 했지만 그 속에 뼈가 있는 왕비호식 독설이 그립다’ 등의 의견이 이어졌다. 왕비호의 독설을 통한 홍보가 아직은 미미한 수준이기 때문에 왕비호와 스타들에게 ‘윈-윈’ 전략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장기적인 안목으로 봤을 때는 홍보를 개그의 한 소재로 사용하고, 개그를 통해 홍보 효과를 얻는 방법은 그리 바람직하지 못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새 영화나 앨범이 나오면 각종 예능 프로그램에 쏟아져 나오는 연예인들의 인사치레를 공개 개그프로그램에서까지 봐야 하는가’라는 시청자들의 목소리를 흘려 들어서는 안 된다. ricky337@osen.co.kr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