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오후 양재동 교육문화회관 3층 거문고 홀서 열리는 2009 프로야구 2차 지명은 야구 팬들의 관심사를 자아내기에 충분하다. 바로 2001년 2차 지명 이후 처음으로 야수 유망주가 전체 1순위를 받을 수 있을 지 여부가 달려 있기 때문이다. 2차 지명서 그동안 전체 1순위 영광을 차지한 선수들은 투수들이었다. 타자가 전체 1순위 지명을 받은 것은 지난 2001년도 지명서 춘천고 유격수 김동건(SK)이 1순위로 지명된 것이 가장 최근의 일이다. 그나마도 당시 전력이 약해 3명의 선수를 우선 지명하는 메리트를 받았던 SK의 지명이었다. 실질적인 타자 1순위는 1998년 롯데가 지명한 손인호(경남고-고려대, 현 LG) 이후 전무했다. 1순위 지명 가능성이 가장 큰 유망주들은 상대적으로 어리다는 장점을 갖춘 고교 유망주들이다. 이들은 지난 4일 캐나다 에드먼턴서 열린 제 23회 세계 청소년 야구 선수권 우승을 거머쥐며 한국의 2연속 대회 제패를 이끌기도 했다. 그러나 대표팀 에이스로 평가 받았던 성영훈(덕수고), 정성철(광주일고) 등은 각각 두산과 KIA의 1차 지명을 받으며 '입도 선매'가 된 상태였다. 현재 고교 투수들 중 뛰어난 좌완으로 평가받는 휘문고 허준혁과 경남고 박민규 또한 우승을 이끄는 데 큰 공헌을 했다. 그러나 이들은 직구 구위면에서 아쉬움을 보여주며 연고 지역 팀들의 1차 지명서 외면 당했다. 경기 운영 능력을 갖춘 허준혁이나 똑같은 투구폼으로 두 가지 커브를 구사할 수 있는 박민규는 직구 구위서의 약점으로 전체 1순위 지명의 가능성 또한 큰 편으로 보기 힘들다. 2학년 시절 최고의 잠재력을 보여줬던 인천고 우완 강지광의 페이스도 조금 주춤한 상태다. 대학 리그로 눈을 돌려보면 최고 147km의 빠른 직구를 구사하는 경희대의 잠수함 박현준과 성균관대의 허유강, 황재규 등을 꼽을 수 있다. 그러나 이들이 전체 1순위 지명을 받을 수 있을 지 여부는 미지수다. 야수진으로 눈을 돌려보면 매력적인 선수들이 많다. 특히 청소년 대표팀의 중심타자로 활약했던 부천고의 거포 유망주 장영석의 잠재력은 시간이 갈 수록 더욱 커지고 있어 그에 대한 관심 또한 높아지고 있다. 187cm 88kg의 당당한 체구를 갖춘 장영석은 투수로 나서서도 최고 147km의 직구를 구사할 수 있을 정도의 재능을 갖췄다. 그러나 부천고를 지도하고 있는 정삼흠 감독은 장영석에 대해 "한 팀의 에이스로 자라날 가능성보다는 거포 유망주로 클 가능성이 높다"라고 밝힌 바 있다. 정삼흠 감독은 신일고 재직 시절 김현수(두산), 모상기(삼성) 등 거포 유망주로 꼽히는 선수들을 지도했다. 장영석 외에 주목을 받는 유망주는 서울고의 유격수 안치홍이다. 지난해 아시아 청소년 야구 선수권서도 성영훈과 함께 2학년 생으로 참가한 유망주로 서울 지역 내 유격수 중에서는 경기고 오지환(LG 1차 지명), 충암고 이학주(시카고 컵스)와 함께 최대어 중 한 명으로 꼽혔다. 주루 플레이 등 발을 이용하는 플레이 면에서는 세 유격수 중 가장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은 안치홍이지만 장타력은 가장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 선수다. 야구 센스 또한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공격력이 뛰어난 유격수로 자라날 가능성 또한 크다. '대학야구 계의 이치로'로 평가받는 동국대 배영섭 또한 무시할 수 없는 타자다. 유신고 출신으로 SK의 1차 지명 대상자였던 배영섭은 발 빠르기와 타격의 정확성이 뛰어난 유망주로 대학 시절 매년 대표팀에 선발되었다. 그만큼 공,수에 걸쳐 기량이 안정되어 있는 유망주로 최근 대졸 선수들에 대한 평가가 높아지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의 1순위 가능성 또한 거의 없는 수준은 아니다. 아마추어 야구계에 나무 배트가 도입된 이후 신인 지명은 극명한 투고 타저의 움직임을 보여왔다. 그동안 이어져 왔던 2차 지명 '투고 타저' 현상을 타파하는 타자 유망주가 탄생할 것인지에 대해 기대해 보는 것 또한 야구 팬들에게는 좋은 볼 거리가 될 전망이다. farinelli@osen.co.kr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