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흘 전에 완투해서 던질 수 있을런지 모르겠네요" 지난 17일 춘천 의암구장서 벌어진 퓨처스 올스타전에 북부리그 투수로 뽑힌 김강률(20. 두산)은 경기 전 이렇게 이야기했다. 그는 "퓨처스 올스타전에 나가게 되서 기분이 좋다. 그런데 15일 SK전 서 완투를 해서 등판 기회가 있을 지는 잘 모르겠다"라며 웃어 보였다. 올시즌 9승 2패 방어율 2.34를 기록하며 두산 2군의 에이스로 잠재력을 발산 중인 김강률은 15일 인천 도원구장서 열린 SK와 2군 경기서 9이닝 8피안타 3실점 2자책을 기록하며 완투승을 기록했다. 거의 모든 경기가 낮경기로 펼쳐지는 2군 경기임을 감안했을 때 김강률의 피로도가 다 풀리지 않았을 것임은 자명한 사실이었다. 그러나 그는 전광판에 북부리그 선발로 이름을 올려 놓은 상태였다. 선발로 이름을 올린 후 김강률은 경기 시작 30분 전부터 불펜 투구로 포수 김재환(20. 두산)과 함께 몸을 풀며 적지 않은 공을 던지고 있었다. 3일 전 완투로 피로가 풀리지 않은 채 퓨처스 올스타전에 나선 김강률은 결국 1이닝 동안 1피안타(사사구 4개, 탈삼진 2개) 2실점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패전 투수가 되었다. 특히 김강률은 첫 세 타자를 모두 볼넷으로 내보내며 주자들을 쌓아두고 경기를 시작하는 지난 시즌의 모습을 재현했다. 김강률의 투구는 들쭉날쭉했다. 공이 스트라이크 존으로 들어오는 경우가 별로 없었고 최고 153km에 달하는 돌직구 또한 이날 만큼은 보이지 않았다. 완투로 인한 피로가 묻어나오는 그의 투구는 결국 의암구장을 찾은 관중들에게 실망스러운 모습만을 보여주었고 이는 북부리그의 2-12 대패로 이어졌다. 김강률은 1이닝 만을 던지고 패전 투수가 되었다. 경기 표면적으로 봤을 때 김강률의 패인은 제구력 난조에 있었다. 그러나 그의 당시 상황을 살펴보면 무조건 그의 부진을 탓하기는 힘들었다. 더욱이 그는 지난 6월 말 허벅지 부상으로 4주 간 재활 치료를 거친 후 경기에 복귀한 투수였다. 부상에 대한 두려움이 없을 리 없었다. 2군 선수들에게 자신의 활약을 대중 앞에 떨칠 수 있는 퓨처스 올스타전은 좋은 기회다. 그러나 제대로 된 몸이 아닌 상태로 올라 와 관중 앞에서 부진한 투구를 펼치는 것은 관중에 대한 예가 아닐 뿐더러 선수에게는 자칫 부상의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1998년 전반기 7승 중 5승을 완투승으로 장식하며 요미우리 선발진의 축으로 자리매김하는 듯 했던 조성민(35. 전 한화)은 결국 올스타전서 팔꿈치 부상으로 인해 결국 일본 무대서 은퇴를 선택했다. 참가 선수들에 대한 각별한 관리 아래 치러지며 팬들의 열광적인 박수를 받는 것. 그것이 팬들과 선수들이 하나 되는 올스타전의 성공을 이끄는 방법 중 하나일 것이다. farinelli@osen.co.kr 17일 춘천 의암구장서 열린 2008 퓨처스 올스타전서 북부 선발로 나온 김강률이 힘차게 볼을 던지고 있다./윤민호 기자 ymh@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