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1998년 방콕 아시안게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프로 출신들이 처음으로 출전하게 된 대회로 한국 야구 대표팀은 명실상부한 ‘드림팀’을 구성했다. 한국인 최초로 미국 메이저리거로 탄생한 ‘코리안 특급’ 박찬호(당시 LA 다저스)를 비롯해 한국프로야구 신예 스타들인 박재홍(당시 현대), 심재학(당시 LG) 등, 그리고 아시안게임 후 미국무대로 진출한 아마추어 기대주들인 ‘한국산 핵잠수함’ 김병현(당시 성균관대), ‘나이스 가이’ 서재응(당시 인하대) 등 프로와 아마를 통틀어 최고 선수들이 출전, 라이벌 일본(아마)과 대만을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덕분에 박찬호는 병역특례혜택을 받고 편안한 마음으로 빅리그 스타로 탄생하는 등 군미필 대표 선수들은 군대갈 걱정없이 프로 선수 생활을 영위할 수 있었다. 군복무를 해야 하는 다른 선수들과 비교하면 엄청난 혜택이 아닐 수 없다. 2000년 시드니 올림픽 때도 한국은 드림팀을 출전시켰고 일본을 연파하고 동메달을 획득, 이승엽, 박진만, 정대현 등이 병역특례혜택을 받을 수 있었다. 이어서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서도 한국은 금메달을 따 김진우 김상훈 조용준 등이 역시 군복무 면제 혜택을 받았다. 이처럼 한국 야구 선수들 중 스타 플레이어들은 아시안게임과 올림픽을 통해 병역특례혜택을 누렸다. 물론 국위선양을 위해 최선을 다한 선수들이지만 개인적으로도 귀중한 메달이었다. 이번 2008베이징 올림픽에 출전해서 4연승으로 4강 진출이 유력한 한국 야구 대표팀에는 이전 아시안게임이나 올림픽, 그리고 2006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를 통해 병역혜택을 누린 대표 선수들이 다수 포함돼 있다. ‘국민타자’ 이승엽(요미우리), ‘해결사’ 김동주(두산), 특급 유격수 박진만(삼성), 좌완 에이스 봉중근(LG) 등으로 이들은 현대표팀의 주축 멤버이자 구심점인 선배들이다. 이번 대회 메달획득을 목표로 하고 있는 이들 선배 대표선수들은 이구동성으로 “대한민국과 후배들을 위해서”라고 밝히고 있다. 특히 이들은 군미필자인 후배들이 이번 대회서 메달 획득을 통해 병역혜택을 받게 되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 솔선수범하며 후배들을 이끌며 금메달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태극마크를 달고 국위선양과 함께 야구를 통해 병역혜택을 받은 이들 선배들이기에 후배들에게도 그 기쁨을 맛볼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현상은 2006년 WBC때도 마찬가지였다. 그 때도 1998년 최초의 ‘드림팀’ 일원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고 병역혜택을 누린 박찬호, 서재응, 김병현 등이 앞장서서 대표팀을 이끌었다. 군미필자 후배들인 봉중근, 최희섭, 김선우 , 오승환 등에게 병역혜택을 주기 위해 최선을 다한 결과 ‘4강 신화’를 일궈냈다. 선배들의 헌신으로 혜택을 입은 후배들이 이제는 더 나이어린 후배들을 위해 투혼을 불사르고 있다. 이번 대회에는 이대호 강민호 송승준(이상 롯데), 이용규 한기주 윤석민(이상 KIA), 정근우 김광현(이상 SK), 고영민 김현수(이상 두산), 권혁(삼성), 이택근 장원삼(이상 히어로즈), 류현진(한화) 등 14명의 군미필자 선수들이 군필자로 먼저 혜택받은 10명의 선배들과 함께 메달 획득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사실 태극마크를 달고 국가대표로 나서는 것 자체가 선수에게는 큰 영광이다. 거기에 잘만하면 두둑한 포상금도 챙길 수 있다. 더불어 후배들에게 자신들이 받았던 혜택을 대물림할 수 있는 기회의 장이기도 하다. 때문에 프로선수로서 물질적이나 개인적인 컨디션 조절 차원에서는 도움이 되지 않는 국가대표 출전이지만 선배들은 기꺼이 나라와 후배들을 위해 몸을 아끼지 않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