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 마라톤 銀' 은데레바, 자신을 선두로 착각한 탓?
OSEN 기자
발행 2008.08.18 11: 23

[OSEN=베이징, 올림픽취재반] 2008 베이징올림픽 여자 마라톤에서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는 케냐의 캐서린 은데레바(36)였다. 지난해 세계선수권에서 우승한 은데레바는 이번 올림픽에서 지난 2004 아테네올림픽 준우승의 한을 풀겠다는 각오를 벼르고 있었다. 최근 기록도 상승세인 만큼 그녀의 우승 가능성은 충분했다. 그러나 정작 금메달은 은데레바가 아닌 ‘노장’ 콘스타니티나 토메스쿠(38, 루마니아)에게 돌아갔다. 이는 토메스쿠가 자신의 올해 최고 기록을 1분 1초나 줄이는 기염을 토한 것도 원인이지만 은데레바의 착각도 한 몫을 했다. 일의 발단은 초반부터 호조의 컨디션을 자랑한 토메스쿠가 선두권에서 달리며 수성한 것과 달리 은데레바는 중위권에서 페이스를 조절하며 후반 대역전을 노린 것에서 시작됐다. 만약 평범한 레이스가 진행됐다면 은데레바의 계획대로 금메달을 차지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불행히도 이날 토메스쿠의 컨디션이 너무 좋았다. 20km부터 선두권을 치고 나간 토메스쿠는 25km구간을 통과할 때 2위권 그룹과 무려 34초를 벌렸다. 당연히 이제 막 추격을 시작하던 은데레바로서는 토메스쿠의 존재를 알 수 없었다. 은데레바는 자신이 선두권 그룹에 들어왔다고 판단했고 그 판단 하에 자신과 2위 경쟁을 하던 중국의 저우춘쉬의 페이스에 맞춰 경쟁했을 따름이다. 은데레바가 자신의 착각을 깨달은 것은 마지막 골인을 앞두고 경기장 안에서 펼쳐지는 마지막 승부를 벌일 때다. 은데레바는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달렸지만 그녀가 토메스쿠를 따라 잡기에는 거리도 시간도 모두 부족했다. 그녀에게 허락된 것은 다시 한 번 은메달이었을 따름이다. 그러나 은데레바는 시상식에서 은메달에 환호하며 박수 갈채를 받았다. 그녀는 “올림픽에 두 번 출전해서 모두 은메달을 딴 것도 훌륭한 일이다. 토메스쿠의 존재를 알아챘을 때는 놀랐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다”고 소감을 담담히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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