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번째 1점차 승리' 한국, 숨넘어가는 드라마
OSEN 기자
발행 2008.08.18 16: 19

[OSEN=베이징, 올림픽취재반] 이제는 아슬아슬하다 못해 숨이 넘어갈 지경이다. 결과가 언제나 해피엔딩이라는 점에서 짜릿함은 두배가 되지만 속은 그만큼 타들어간다. 2008 베이징 올림픽 한국야구대표팀을 두고 하는 말이다. 매경기가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연상시킨다. 한국은 18일 우커송 구장에서 열린 대만과의 예선 5번째 경기에서 9-8 신승을 거뒀다. 예선에서 파죽의 5연승을 내달리며 4강의 한 자리를 확정지었다. 그러나 경기내용을 놓고 볼 때에는 실망스러운 부분이 적잖았다. 2회초까지 8-0으로 리드, 콜드게임승을 기대케 만들었지만 7회말 기어이 8-8 동점을 허용할 정도로 들쭉날쭉한 경기력을 보였다. 경기는 이겼지만 찜찜한 부분이 많았다. 1점차 승부 강세는 통상적으로 강팀의 징표이지만 그보다 더 강한 팀은 1점차 승부가 적은 팀이다. 한국은 이번 베이징 올림픽 예선 5경기에서 5전 전승을 따냈지만 모두 2점차 이내 접전 승부였으며 이 가운데 무려 4차례가 바로 1점차 승부였다. 피를 말리고 또 말려서 동맥경화를 일으킬 정도로 안심할 수 없는 경기의 연속이었다. 미국전에서는 8-7 케네디 스코어로 기분 좋게 역전승했지만 그 이전 손쉽게 마무리할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 캐나다전에서는 류현진의 완봉역투로 1-0 승리를 거뒀지만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잡을 때까지 긴장의 연속이었다. 일본전은 9회 대거 3득점하며 5-3으로 짜릿한 역전승을 따냈으나 9회말 동점주자를 2루에 두는 절대 위기에도 몰린 가운데 어렵게 경기를 마무리했다. 서스펜디드 게임으로 치러진 중국전에서는 연장 11회 승부치기까지 가는 굴욕 끝에 쑥스러운 1-0 승리를 거둘 정도로 고전에 고전의 연속이었다. 이 가운데 경기초반 대량득점으로 체력을 비축할 것으로 기대했던 대만전에서마저 어떻게 된 일이지 8점차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주력투수들을 낭비하는 결과를 낳고 말았다. 한국의 숨넘어가는 드라마 연출에는 마운드 운용이 가장 큰 요인으로 분석된다. 한기주는 3경기에서 2⅓이닝 5자책점으로 방어율 19.29를 기록할 정도로 부진했다. 미국, 일본전에서는 아웃카운트 하나 잡지 못하고 어려움을 자초했다. 대만전에서도 2⅓이닝 2피안타 2볼넷 2실점으로 동점을 내줬다. 미국, 일본, 대만전 그리고 류현진이 완봉승을 딴 캐나다전에서도 마운드 교체시기를 놓고 어려움을 보였다. 결과는 아주 좋았지만 그 과정은 한여름 납량특집을 연상시킬 정도로 섬뜩한 순간들이었다. 한국으로서는 남은 예선 2경기에서 체력을 비축하며 전력을 아끼는 것이 최대과제가 될 전망이다. 드라마도 좋지만 매일 계속되는 드라마에 야구팬들은 자칫 위장병을 앓을지도 모를 일이다. 물론 김경문 감독처럼 대담함을 갖췄다면 즐길지도 모르지만 말이다.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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