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베이징, 올림픽취재반]'생각대로 하면 다 된다'.
2008 베이징올림픽 한국야구대표팀의 만능 플레이어 정근우(26, SK)가 어느새 팀에 없어서는 안될 소중한 존재로 자리잡았다.
정근우는 18일 우커송 주경기장에서 열린 대만과의 풀리그 예선에 3루수 겸 2번타자로 선발 출장, 공격과 수비에서 활약하며 팀의 9-8 승리를 도왔다.
타석에서는 무서운 집중력을 발휘하며 연일 대표팀에 승리를 안기고 있다. 미국대표팀 데이비 존슨 감독마저 요주의 인물로 정근우의 이름을 직접 거론했을 정도.
정근우는 대표팀이 거둔 5승 중 2승을 사실상 혼자의 힘으로 해결했다고 말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부담스러운 첫 경기였던 지난 13일 미국전에서는 9회 대타로 나와 2루타로 출루, 동점을 만드는 홈 슬라이딩으로 극적인 역전의 발판을 마련했다. 또 15일 캐나다전에서는 3회 좌월 솔로아치로 팀에 짜릿한 1-0 승리를 안겼다.
이날도 2안타 1득점을 기록한 정근우는 18일 현재 5경기에서 4할2푼1리(19타수 8안타)의 타율을 기록, 미국의 테리 티피(.500) 쿠바의 알렉시스 벨(.500), 중국의 호우펑리앤(.438)에 이어 이번 대회 4번째로 높은 타격순위에 올라있다.
정근우는 당초 가장 고민스러워했던 김경문 감독의 3번타자 고민을 해결해줬다. 이종욱, 이용규로 묶여 있는 테이블 세터진과 이승엽, 이대호로 연결되는 중심타선의 연결고리 역할을 충실히 해냈다.
이날 대만전에서는 2번, 앞선 미국전에서는 대타로 나왔지만 중국, 캐나다, 일본전에서는 모두 3번으로 출장했다.
우천 연기에 이은 서스펜디드 경기로 열린 17일 중국전에서는 9회 다소 무리한 베이스러닝으로 따가운 눈총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테이블 세터 뿐 아니라 중심타자로서도 종횡무진 활약, 높은 효용가치가 있음을 스스로 증명해 보이고 있다.
왼 손목 통증을 호소하고 있는 김동주 대신 이번 대회 처음으로 3루수로 나왔지만 군더더기 없는 수비로 '핫코너'를 책임졌다. 유격수 박진만도 어깨가 아픈 상태인 만큼 정근우의 존재는 대표팀 수비에 큰 존재가 될 전망이다. 정근우는 이미 한국에서 치른 세 번의 평가전에서 2루수는 물론 유격수, 3루수, 심지어 외야수까지 무리없이 소화했다.
사실 정근우도 최고의 컨디션은 아니다. 허리와 어깨 등 크고 작은 잔부상으로 매일 마사지를 받아야 할 정도다.
하지만 정근우는 "무조건 열심히 할 것이다"며 "금메달을 목표로 하고 있는 만큼 내 몸 돌볼 처지가 아니다"고 각오를 다졌다.
매서운 타격, 안정된 수비, 과감한 주루플레이로 대표팀의 최고 멀티 기능을 소화하고 있는 정근우. 소속팀 SK에서 정근우가 나오면 틀고 있는 '정근우송'은 이번 대회 경기장을 찾은 응원단을 통해서도 간간이 들리고 있다.
'근우가 치면 안타가 되고 근우가 뛰면 도루가 되고 근우 나가면 꼭 점수가 되고 언제나 상대팀은 울상이 되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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