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베이징, 올림픽취재반]"구위가 좋기는 하지만 자신의 직구를 너무 믿는 것 같다" 조범현 KIA 타이거즈 감독이 팀의 마무리이자 베이징 올림픽 야구 대표팀에 선발된 한기주(21)에 대해 꺼낸 이야기다. 조 감독은 지난 6월 페넌트레이스 도중 한기주에 대해 "마무리가 구위에 대해 자신감을 갖고 있는 것은 좋은 일이다. 그러나 자기 직구에 대한 자신감이 지나친 듯 싶다"라고 이야기했다. 조 감독의 이야기에는 숨은 뜻이 있었다. 최고 155km 이상의 빠른 직구를 보유한 한기주였으나 볼끝이 다른 광속구 투수들에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동시에 변화구 구사 능력에 아쉬움이 있다는 점을 꼬집은 것이다. 올시즌 1승 2패 21세이브 방어율 1.69를 기록한 한기주였으나 조 감독의 이야기는 투구 내용에 대한 아쉬움이 묻어나 있었다. 한기주의 직구에 대해 한 타자는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도 공이 빠르긴 한데 묵직한 감은 떨어진다. 마치 피칭 머신에서 나오는 공을 치는 것 같다"라고 이야기하며 상대하기 어렵지 않다는 이야기를 꺼내기도 했다. 마무리로 나서 변화구를 자주 구사하지 않는 한기주의 단점을 꼬집은 한 마디였다. '광속 마무리' 한기주는 올림픽서 자신의 단점을 체감하고 있다. 3경기에 등판한 한기주는 지난 18일 대만전서 1승을 거두기는 했으나 2⅓이닝 동안 7피안타 6실점(5자책)으로 방어율이 19.31에 달했다. 직구 일변도의 피칭을 보여주던 한기주는 던지는 족족 스트라이크 존 가운데로 몰린 공으로 인해 상대 타자들을 압도하지 못했다. 김경문 대표팀 감독은 13일 미국전과 16일 일본전서 아웃 카운트 없이 무너져내렸던 한기주에 대해 "자신감을 찾을 수 있도록 하고 싶었다"라고 이야기했다. 9-8로 리드하던 7회말 무사 2루서 탈삼진 2개를 솎아내며 자신감을 회복한 투구를 펼친 것은 희망적이었으나 이 또한 직구 일변도의 피칭에 가까웠다. 과거 빠른 직구를 구사하며 최고 마무리 중 한 명으로 꼽혔던 진필중(당시 두산)은 2000년 시드니 올림픽 미국과의 본선 풀리그서 덕 민트케이비치에게 결승 만루 홈런을 내준 이후 현저한 기량 저하를 보여주며 스포트라이트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야구 팬들은 아직 21세에 불과한 '젊은 마무리' 한기주가 진필중의 전철을 밟지 않길 바라고 있다.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