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LG, 그들의 상반된 신인 지명
OSEN 기자
발행 2008.08.19 11: 27

잠실 구장을 함께 사용하는 '한 지붕 두 가족' 두산 베어스와 LG 트윈스가 서로 다른 색깔의 신인 지명권을 행사했다. 두산과 LG는 지난 18일 서울 양재동 교육문화회관에서 열린 2009 신인 2차 지명서 각각 8명과 9명의 유망주들을 선발했다. 두산은 8개의 지명권 중 6개를 야수 지명에 사용했고 LG는 9명 중 6명을 투수로 뽑았다. 두 팀의 신인 지명은 팀 내에서 상대적으로 부족한 부분을 보완할 수 있었다고 볼 수 있다. 두산은 수비력이 좋은 유격수 허경민(광주일고)을 1라운드서 선발했다. 지난 8월 한국의 우승으로 막을 내린 제 23회 세계 청소년 야구 선수권서 허경민은 경쟁자들인 서울고 안치홍(KIA 2차 1번), 경기고 오지환(LG 1차), 경북고 김상수(삼성 1차)를 다른 보직으로 밀어내며 주전 유격수로 활약했다. 허경민은 타격 면에서는 경쟁자들에 뒤쳐진다는 평가를 받았으나 군더더기가 없는 수비 동작으로 아마추어 야구 팬들의 기대를 모았던 유격수다. 타격 정확성과 배팅 파워를 프로에 걸맞는 수준으로 끌어 올린다면 두산의 내야 경쟁에 불을 붙일 수 있는 선수다. 두산은 외야수 최대어 중 한 명인 서울고 박건우를 2차 2라운드서 지명한 이후 빠른 발이 인상적인 좌타 외야수 정수빈(유신고)을 5라운드에서 지명했다. 오른손 타자인 박건우는 올시즌 2할7푼8리의 타율에 그쳤으나 출루율이 4할2푼2리에 달할 정도로 고교 선수 답지 않은 수싸움 능력을 자랑한 호타 준족의 유망주다. 정수빈은 팀이 전국 대회서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는 바람에 상대적으로 실력을 보일 기회가 적었으나 올시즌 타율 4할을 기록, 정확한 배팅에는 일가견이 있는 유망주로 빠른 발을 이용한 중견수 수비도 나쁘지 않다. 박건우와 정수빈 또한 세계 청소년 야구 대표팀에 이름을 올린 외야수들이다. 야수 유망주들을 채워 넣으며 훗날을 기대한 두산과는 달리 LG는 투수 유망주를 영입하는 데 노력을 기울였다. 유망주들의 이름값만 놓고 봤을 때 오히려 두산보다 LG가 더 좋은 신인 지명을 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LG 스카우트 팀은 지명 당시 5번이나 타임을 요청하는 신중한 자세를 보여주며 올시즌 약점으로 꼽힌 투수진 보강에 심혈을 기울였다. LG는 1라운드서 군산상고의 에이스 한희를 지명한 데 이어 빠른 직구를 구사하는 경동고 사이드암 투수 최동환을 2라운드서 선발했다. 186cm 86kg의 당당한 체구를 갖춘 한희는 덕수고 성영훈(두산 1차) 못지 않은 파워피처 유망주로 직구 구위가 탁월한 동시에 슬라이더와 커브의 중간 형태인 슬러브를 구사하는 유망주다. 140km대 중반의 직구를 던질 수 있는 사이드암 최동환은 묵직한 볼끝만이 아니라 역회전 볼의 움직임이 좋은 투수다. 최동환의 역회전볼은 잠수함 투구폼과 어우러져 '빠른 서클 체인지업'과도 같은 움직임을 보여주는 동시에 상대 타자들을 움찔하게 한다. LG가 3라운드서 뽑은 인천고 강지광 또한 엄청난 잠재력을 지닌 투수다. 2학년 때부터 이미 전국 '톱 클래스 에이스'로 평가받았던 강지광은 투수로써의 구력이 짧은 편이지만 초인적인 습득력을 발휘, 최고 148km에 이르는 빠른 직구와 움직임이 좋은 체인지업을 구사한다. 다만 변화구 의존도가 높아 3학년 들어 상대적으로 직구 구위가 떨어진 것이 흠이다. 예년에 비해 대어가 상대적으로 적었다는 평을 받았던 2009 2차 지명서 두산과 LG는 약점 보완에 충실한 모습을 보였다. 유망주를 가세시키며 장미빛 미래를 꿈꾸고 있는 두산과 LG 중 어느 팀이 먼저 웃게 될 것인지 야구 팬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farinelli@osen.co.kr KBO 홈페이지 캡처.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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