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규, 대표팀의 '성장형 테이블 세터'
OSEN 기자
발행 2008.08.20 07: 39

[OSEN=베이징, 올림픽 취재반]이제는 세계 무대서도 맹위를 떨치고 있다. 대한민국 야구 대표팀의 테이블 세터 요원으로 활약 중인 이용규(23. KIA)가 재능을 유감없이 발휘하며 선봉장 노릇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이용규는 지난 19일 우커송 제 1구장서 열린 쿠바와의 본선 풀리그 6차전서 결승 득점을 이끌어내는 번트를 감행하며 7-4 승리의 주역 중 한 명으로 떠올랐다. 비록 상대 투수 노베르토 곤살레스의 1루 악송구로 인해 안타로 기록되지는 않았으나 그의 재치 넘치는 플레이와 빠른 발은 강호 쿠바 격침의 원동력이 되었다. 이용규는 7회 2사 3루서도 쿠바의 기교파 우완 루이스 로드리게스의 가운데로 몰린 직구를 정확하게 때려내며 1타점 좌전 적시타를 만들어냈다. 특히 욕심을 부려 당겨치는 배팅이 아닌 공을 빗겨 치며 안타를 만들어 낸 모습은 톱타자를 꿈꾸는 야구 유망주들에게도 좋은 본보기가 된 타격이었다. 지난 3월 대만서 열린 베이징 올림픽 최종 예선서 맹활약을 펼치며 큰 기대를 모았던 이용규는 본선 6경기서도 3할1푼3리(16타수 5안타) 2타점을 기록하며 제 역할을 해내고 있다. 출루 시 빠른 발을 이용해 상대 배터리를 흔드는 모습 또한 엄지 손가락을 추켜 세우기에 충분했다. 사실 이용규는 덕수 정보고 시절만 해도 팀의 중심타자 역할을 하던 유망주였다. 단타 후 도루가 아닌, 호쾌한 장타까지 보여 준 5툴 유망주로 동기생 최진행(23. 한화)과 함께 상대 투수들의 숨통을 조였던 이용규는 청소년 대표팀에도 이름을 올린 바 있다. 당시 그의 활약을 지켜 본 아마추어 야구팬들은 최진행보다 이용규의 배팅 파워를 더 높이 평가하기도 했다. 왜소한 체구로 인해 2004 2차 지명서 실적에 걸맞지 않은 낮은 지명(LG 2차 2순위)을 받았던 이용규는 이듬해 KIA로 이적하면서 부동의 테이블 세터 요원으로 활약했다. 그는 팀 전술에 걸맞는 타격과 작전 수행 능력으로 나이에 걸맞지 않는 활약을 유감없이 보여주었다. 어느새 한 팀의 주전 외야수로 자리 매김한 이용규는 대표팀 주전 경쟁에서도 우위를 점하며 김경문 감독의 신임을 받았다. 이용규의 현재 활약상은 갑자기 쓰여진 '신데렐라 스토리'가 아닌 노력과 재능이 조화되며 탄탄히 집필 중인 '미완성 문학 작품'과도 같다. 이용규는 지난해 닮고 싶은 선수에 대해 묻자 "빠른 발과 장타력을 겸비한 아오키 노리치카(26. 야쿠르트) 같은 선수가 되고 싶다"라고 밝힌 바 있다. 아마추어 시절부터 엄청난 잠재력을 인정 받았던 이용규가 올림픽서의 활약을 토대로 더 큰 선수로 성장할 수 있을 지 팬들의 기대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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