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베이징, 올림픽취재반]결국 다시 만났다. 20일 2008 베이징올림픽 풀리그 예선 마지막날 미국전에서 일본이 승부치기 끝에 2-4로 패하며 예선 4위(4승 3패)를 확정, 7전 전승으로 예선 1위를 확정한 한국의 준결승전 파트너로 최종 확정됐다. 미국은 이날 승리로 쿠바와 준결승전에서 만난다. 이로써 한국은 오는 22일 오전 10시 30분(한국시간 11시 30분) 우커송 주경기장에서 열리는 준결승전에서 일본과 결승전 티켓을 놓고 피할 수 없는 대결을 펼칠 예정이다. 한국은 이미 지난 16일 예선에서 5-3으로 당당히 승리를 거둬 이번에는 결승 제물로 일본전을 벼르고 있다. 반면 일본은 지난 2006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때처럼 한국에 설욕하며 금메달 쟁탈전에 오른다는 각오다. 무엇보다 이번 한일전은 숙명의 국가대항전이라는 의미 외에도 나란히 좌완 특급 투수를 선발로 내세운다는 점에서 흥미를 모은다. 한국은 이미 일본이 준결승에 오를 경우 김광현(20, SK)을 선발로 내세운다는 내부 방침을 세워놓았다. 급작스런 변수가 있지 않는 이상 그대로 김광현의 등판이 확실시 된다. 김광현은 이제 경우 20세에 불과하지만 '일본 킬러'로 명성을 쌓았다. 안산공고 시절이던 지난 2005년에는 아시아 청소년야구선수권에서 일본을 상대로 5이닝 동안 노히트노런 피칭을 선보였다. 지난해 11월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코나미컵에서는 일본 대표 주니치전에 선발 등판, 6⅔이닝 3피안타 3볼넷 5탈삼진 1실점으로 승리를 거뒀다. 코나미컵에서 처음으로 일본에 패배를 안긴 투수로 이름을 올린 것이다. 당시 마운드에서 시종 미소 띤 얼굴로 주니치 타선을 농락해 더욱 깊은 인상을 심었다. 높은 릴리스 포인트에서 나오는 타점과 상하로 크게 떨어지는 커브는 일본 타자들이 히팅 포인트를 찾는데 애를 먹고 있다. 게다가 150km대의 직구와 슬라이더까지 장착해 일본 타자들은 알면서도 당하는 경우가 많았다. 지난 16일 일본전에서도 김광현의 투구는 빛을 발했다. 5⅓이닝 동안 3피안타 1볼넷으로 1실점했지만 7개의 탈삼진을 기록할 정도 위력적이었다. 반면 일본 선발로 유력한 스기우치 도시야(28, 소프트뱅크)는 한국 타자들에게는 그다지 인상적이지 못하다. 지난 2006 WBC 2라운드 한국전에 나왔지만 1⅓이닝 동안 1피안타 2볼넷 2실점하며 패전 투수가 됐다. 그러나 일본에서는 정상급 성적을 올리고 있는 만큼 무시할 수 없는 상대다. 2002년 프로 데뷔 후 3시즌 동안 두자리수 이상을 거뒀다. 2005년에는 퍼시픽리그 최다승(18승)과 방어율(2.11) 타이틀을 동시에 거머쥐기도 했다. 올시즌에도 7번의 완투 경기를 포함 9승 5패, 2.60의 방어율을 기록하고 있고 151개의 탈삼진으로 이 부문에서 양대리그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이번 대회에서도 일본 투수 중 가장 좋은 컨디션을 보이고 있다. 스기우치는 지난 15일 네덜란드전에서 7이닝 동안 4피안타 1볼넷으로 무실점, 위력을 떨쳤다. 현재로서는 에이스 다르빗슈 유(22, 니혼햄)보다 더 낫다는 평이다. 세트포지션부터 투구까지 깔끔한 밸런스가 돋보이고 낮고 구석구석을 찌르는 제구력이 일품이다. 직구는 150km를 넘지 않지만 커브와 슬라이더를 섞어 던져 까다롭게 느껴진다. 그러나 한 번 무너지면 걷잡을 수 없다는 단점을 지니고 있기도 하다. 결국 금메달에 도전할 수 있는 결승행을 놓고 벌일 한국과 일본의 맞대결 결과는 이 좌완 투수들의 피칭 성적과 직결돼 있다는 점에서 더욱 관심을 모은다. 김광현-스기우치.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