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열린 KBS 2TV 월화드라마 ‘최강칠우’ 종방연에서 만난 임하룡은 한껏 기분이 좋아 보였다. 그간 함께 고생한 동료 배우들, 제작진, 관계자들과 시청률이며 촬영 스케줄 걱정 없이 유쾌한 대화를 나누는 것만으로도 즐거운 일이었다. 한 작품을 끝내고 “시원 섭섭하다”는 임하룡(56)은 늦깎이 배우다. “코미디 할 때는 왕을 주로 했는데 이제 서민 연기를 주로 한다”며 “악역도 해보고 싶고, 인조처럼 다양한 감정이 교차하는 복잡 미묘한 인물도 해보고 싶다”며 연기자로서 욕심을 드러냈다. ‘최강칠우’에서 임하룡은 칠우(에릭 분)의 양아버지로 애틋한 부정으로 시청자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했다. 임하룡에게 아버지 역이 낯설지 않다. 영화 ‘원탁의 천사’에서도 이민우의 아버지로 출연했고, ‘맨발의 기봉이’에서는 이장 역할이었지만 사실상 아버지같은 존재다. 드라마 ‘오버 더 레인보우’에서도 지현우 아버지로 출연했다. “이 나이에 내가 할 수 있는 역은 대부분 아버지”라고 말했지만 평범한 아버지 역할을 앞으로도 계속 하고 싶다고 말했다. 임하룡은 코미디 할 때 ‘변방의 북소리’로 사극을 접했다. 연기자가 된 뒤에 “사극을 해보고 싶었다”고 했으니 ‘최강칠우’를 통해 소원을 이룬 셈이다. 선한 이미지기 때문에 “악역은 잘 안 어울릴 것 같다”고 말하자 “하정우도 잘생기고 선한 이미지이지만 영화 ‘추격자’에서 악역을 멋지게 소화해냈다. 험악하게 생긴 사람이 악역인 것 보다는 안 그럴 것 같은 사람이 나쁜 짓 하는 게 더 무서운 거다. 나도 기회가 된다면 악역을 해보고 싶다”고 욕심을 드러냈다. 대신 악역이 그렇게 될 수 밖에 없는 이유가 설명되야 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임하룡은 ‘최강칠우’에서 ‘흑산’과 ‘인조’ 역이 인상 깊었다며 칭찬했다. “‘흑산’ 역이 무거운 분위기여서 유아인이 할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잘 소화했다. 인조 역을 맡은 최정우 씨도 훌륭했다”고 전했다. 이어 “나도 ‘흑산’ 역을 해보고 싶은데 외모 때문에 안될 것 같다. 인조 같은 역할은 꼭 해보고 싶다. 복잡하고 다양한 캐릭터가 함께 있는 역이 탐난다. 사실 내가 한 역할은 단순하다”고 덧붙였다. 임하룡은 “코미디는 족대 낚시고 연기는 낚시대 낚시”라고 표현했다. 코미디는 바로 반응이 온다면 연기는 은근하게 기다리는 맛이 있다는 설명이다. 또 영화는 현장에서 상의하고 고민하는 일이 많은데 드라마는 제작 여건상 본인이 충분히 연구하고 준비하는 게 다르다면서 “처음에는 적응이 안 되서 애를 먹었다”고 했다. 그래도 임하룡은 뒤늦게 시작한 연기에 힘든 줄도 모르고 새로운 도전과 시도를 즐기고 있다. miru@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