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안의 현장 분석]한국야구의 일본 승리 숨은 공신은 전력분석 요원들
OSEN 기자
발행 2008.08.22 16: 29

한국 야구는 어떻게 일본 야구를 이겼나. 선발 스기우치, 중간 가와카미, 나루세, 마무리 전문인 후지카와, 이와세와 와쿠이 등. 일본 프로야구의 센트럴리그나 퍼시픽리그 10개 팀에서 잘한다고 정평이 나 있는 자존심 강한 투수들이 모조리 등판했다. 그러고도 그네들은 우리 야구에 졌다. 일본이 자랑하는 이 투수들을 우리는 어떻해 공략할 수 있었을까. 이유는 물론 선수들이 잘했고 코칭스태프나 국민들의 열광적인 응원이 큰 힘이 되었지만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이들의 전력분석을 확실하게 해준 사람들이 있었다. 22일 일본과의 준결승전 선발은 “스기우치입니다. 스기우치는 좌완이고 144㎞정도의 직구와 슬라이더와 커브를 던지며 타자의 바깥쪽을 주로 공략하는 투수입니다. 낮게 제구 되는 공은 유인구이고 무릎 위쪽으로 형성되는 공이 스트라이크입니다. 포수 야노는 백전노장이고 빠른 승부보다는 카운트를 길게 끌고 가는 스타일이며 볼 카운트 2-3에서도 좀처럼 정면승부를 안하는 선수입니다. 스기우치 선발, 가와카미, 나루세, 이와세, 후지카와 등이 중간에 나올 수 있는 투수들입니다.” 한국 전력분석 요원의 분석 내용이다. 유남호와 김수길이 그들이다. 한국은 WBC 를 끝내고 KBO에 전력분석 팀을 가동시켰다. 올림픽 예선부터 가동하기 시작한 전력분석 팀은 KIA 감독 출신인 유 남호 씨와 스카우트 출신인 김 수길 씨를 일본과 대만을 비롯한 미국 네덜란드 쿠바까지 직접 보내면서 정보를 수집, 분석했고 15시간이 걸리는 비행기를 이코노미석을 타고 다리를 구부리는 고행임에도 불평하지 않았다. 후배들의 메달을 위하여 이만한 고생은 기꺼이 감수한다는 생각으로. 우리가 각국에 전력분석을 나가면 다른 나라의 부러운 분석팀이 있었다. 바로 일본의 전력 분석팀이다. 일본은 어느 나라를 가서도 중앙석에 앉아서 카메라와 스피드건을 장착한다. 우리로서는 꿈을 못꿀 일이지만 그들의 야구장에서 과시는 은근히 부러울 때도 있었다. 일본을 이긴 후 유남호 전력분석 팀장이 대화 도중 이런 말을 하였다. “유(승안) 감독, 지금 가장 생각나는 것은 일본의 전력 분석팀 얼굴이야….” 일본의 전력 분석팀을 이겼다는 생각에 감회가 새로웠을 것이고 자신이 일본을 이겼다는 만족감이 일본을 이긴 선수들과 똑같은 심정이었음을 짐작 할 수 있다. 올림픽 구기 종목에서 미국이나 일본등 강대국을 이길 수 있는 종목은 야구뿐이다. 한국인의 뚝심과 섬세함은 야구에 가장 요구되는 필수조건이다. 21일 여자 핸드볼 준결승전에서 심판의 석연치 않은 판정으로 한국이 졌다. 동점을 만들고 마지막 1초를 견디지 못하고 졌지만 우리는 졌다고 이야기 하지 않는다. 진 이유가 심판의 판정이 우리에게 불리하게 작용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야구는 심판의 판정과 관계없이 일본을 이겼다. 그것도 일본야구가 제일 자랑하는 ‘호시노 저팬’을…. 우리는 일본에 비해 조건이 훨씬 불리했다. 일본야구의 저변은 우리가 생각하는 이상의 노하우와 인프라를 거의 완벽하게 갖추고 있다. 그래서 일본을 이긴 한국야구가 더 자랑스럽다. 유승안 KBO 경기운영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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