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라운 한국야구' 감동의 드라마는 계속된다
OSEN 기자
발행 2008.08.22 16: 35

[OSEN=베이징, 올림픽취재반] 이렇게 쓰려고 해도 쓸 수 없다. 셰익스피어가 환생해도 이런 극은 못 쓴다. 진정한 드라마다. 베이징 올림픽에서 한국야구대표팀이 그야말로 드라마를 쓰고 있다. 한국은 22일 중국 베이징 우커송 구장에서 열린 일본과의 준결승전에서 6-2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며 결승 진출을 확정지었다. 베이징 올림픽에서만 일본을 두 차례나 격침, 포효한 한국은 최소 은메달을 확보하는데 성공했다. 특히 경기내용이 너무나도 드라마틱했다. 올림픽 내내 가슴 졸이며 경기를 지켜본 팬들에게는 익숙한 일이지만 두 배의 감동이 밀려들어왔다. 한국은 예선에서 전승을 거뒀는데 7승 가운데 3승이 역전승이었다. 올림픽에 참가한 8개국 중 역전승이 가장 많은 팀이 한국이었다. 이보다 더 놀라운 것은 한국의 역전승 제물이 미국과 일본 그리고 쿠바라는 사실이었다. 선취점이 강조되는 국제대회 특성을 고려할 때 역전승부는 자주 일어나지 않는다. 더욱이 5회 이후 승부가 뒤집어지는 경우는 흔하지 않다. 하지만 한국은 준결승 포함 무려 3차례나 5회 이후 승부를 뒤집는 무시무시한 저력을 발휘했다. 드라마의 시작은 지난 13일 올림픽 첫 경기였던 예선 미국전이었다. 9회까지 6-4로 리드하며 승리를 눈앞에 뒀던 한국은 그러나 마무리 한기주가 홈런 1개 포함 3안타를 얻어맞으며 강판된 뒤 구원등판한 윤석민마저 아웃카운트 1개와 스타라이크 1개를 남겨두고 적시타를 맞아 6-7 역전을 허용했다. 하지만 9회초 대타 정근우의 2루타와 이택근의 땅볼로 동점을 만든 뒤 이택근이 상대 실책 때 3루까지 내달린 후 이종욱의 끝내기 희생플라이로 8-7 케네디 스코어로 역전승했다. 16일 예선 일본전도 대단한 명승부였다. 6회말 윤석민이 아라이 다카히로에게 투런 홈런을 맞고 선취점을 내준 한국은 7회초 곧이은 반격에서 이대호의 동점 투런 홈런으로 응수한 뒤 9회초 안타 3개와 볼넷 1개로 대거 3득점하며 역전하는 무서운 집중력을 보였다. 2사 1·2루에서 대타로 등장한 김현수의 올림픽 데뷔 첫 안타가 극적인 결승 적시타로 연결됐고 이종욱은 황금의 기습 번트로 내야안타를 만들며 일본 수비를 뒤흔들었다. 9회말에는 한기주가 또 주자를 불러모아 극적인 효과를 더했다. 22일 준결승 일본전은 한 편의 대서사시였다. 경기 시작과 함께 일본이 먼저 선취점을 따냈고 3회에는 추가점까지 얻어 주도권을 완전하게 잡았다. 하지만 한국은 4회말 이승엽의 맥 빠지는 병살타로 1점을 따라붙는데 그쳤다. 하지만 이것은 누구도 예상치 못한 복선이었다. 7회말 대타 이진영의 극적인 동점 적시타 때 대주자 정근우가 홈을 밟아 2-2 동점을 만든 한국은 8회말 1사 1루에서 이승엽이 일본 이와세 히토키로부터 우측 담장을 넘어가는 울분과 분노 그리고 참회의 투런 홈런으로 대역전하며 승리했다. 한국은 이제 더 이상 상식이 통하지 않는 팀이다. 국제대회 속성에 전혀 구애받지 않는 놀라운 저력으로 승승장구하고 있다. 결승전이라는 최종회를 앞둔 2008년 베이징판 한국야구 드라마가 어떻게 끝맺음할지 팬들의 주목된다. 물론 이미 드라마는 충분히 감동적이다.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