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베이징, 올림픽취재반]국내를 넘어 세계적인 '괴물'로 성장 중인 류현진(21. 한화)이 쿠바를 상대로 금메달 사냥을 이끌 태세다. 22일 '숙적' 일본을 준결승서 6-2로 따돌리며 결승 진출과 메달 획득을 확정지은 한국 대표팀은 23일 오후 7시(한국 시간) 미국을 준결승서 10-2로 일축한 쿠바와 결승서 맞붙는다. 지난 15일 캐나다 전서 9이닝 5피안타 무실점으로 '광복절 완봉투'를 선보이며 1-0 신승을 이끈 류현진은 결승서 선발 등판, 승리 추가와 금메달을 노린다. 이전까지 국제 경기서 확실한 모습을 선보이지 못했던 류현진은 베이징 올림픽 들어 한층 노련해진 투구를 선보이며 대표팀 선수단과 팬들을 웃음짓게 했다. 최고 150km를 상회하는 빠른 직구는 물론이고 서클 체인지업과 슬라이더는 탁월한 움직임을 보여주며 타자들을 농락했다. 특히 류현진의 슬라이더는 다른 투수들과는 특이한 궤적을 그리고 있다. 마치 선동렬(현 삼성 감독)의 전성 시절 슬라이더와도 같은 모습으로 구속이 조금만 더 붙는다면 선동렬표 슬라이더 '데칼코마니 버전'으로 봐도 무방하다. 이는 류현진이 손목을 잘 이용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옆으로 회전을 가하는 슬라이더는 손목의 중심축과 작은 각도를 그려내면 낙폭과 구위에 영향을 미치며 무시할 수 없는 변화구가 된다. 허구연 MBC 야구 해설위원은 "손목과 팔의 연장선 상 각도가 작을 수록 구위는 더욱 좋아진다. 이는 떨어지는 각에도 영향을 미친다"라며 손목 회전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22일 일본전서 경기 후반 좋은 페이스를 보여 준 타자들의 도움도 기대해 볼 수 있다. 쿠바는 선발진에서 첫 손가락으로 꼽히는 노르헤 루이스 베라(35)와 불펜의 에이스 페드로 루이스 라조(35)를 22일 미국전에 등판시키는 바람에 결승전서 다른 투수를 기용할 예정이다. 쿠바 투수진 최고의 카드인 베라와 라조가 각각 6이닝과 3이닝을 소화, 대표팀 타자들에게는 부담이 다소 덜할 예정이다. 그러나 쿠바 또한 비밀병기를 보유하고 있어 방심은 금물이다. 2004 세계 청소년 선수권서 두각을 나타낸 뒤 2005 네덜란드 야구 월드컵 우승 멤버로 이름을 올린 유망주 야디에르 페드로소(22) 또한 빠른 직구와 낙차 큰 커브를 지닌 투수다. 페드로소가 부진할 시에는 올림픽서 9이닝 무실점을 기록 중인 좌완 엘리에르 산체스(22)까지 대기하고 있으며 2004 아테네 올림픽서 3승을 거두며 금메달의 주역이 된 노장 아디엘 팔마(38)도 버티고 있다. 만약 타선이 캐나다 전서처럼 빈약한 득점 지원을 보여준다면 남은 것은 류현진의 어깨에 달려 있다. 뛰어난 구위에 노련함까지 더하며 '월드 몬스터'로 진화 중인 류현진이 쿠바를 상대로 맹위를 떨치며 또 하나의 금메달을 선사할 수 있을 지 팬들의 기대가 커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