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베이징, 올림픽취재반]지난 22일은 한국 야구의 '우생순'이었다. 1-2로 뒤지고 있던 상황서 터진 이진영의 천금같은 동점타와 이승엽의 결승 투런은 팬들의 환호성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야구 대표팀은 '세대 교체'와 '성적'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내며 역대 올림픽 사상 최고 성적을 확정지었다. 특히 중요한 순간 승리를 따낸 선수들은 20대 초반의 류현진(21. 한화), 김광현(20. SK)이었으며 장원삼(25. 히어로즈), 윤석민(22. KIA) 등 젊은 투수들 또한 기대 이상의 호투를 선보였다. 타선에서도 '젊은 피'의 활약이 돋보였다. 대표팀 소집 직전에서야 부진 탈출에 성공한 이대호(26. 롯데)는 풀리그 7경기서 4할2푼9리 3홈런 10타점을 기록하며 이번 대회 최고 타자 중 한 명으로 자리매김했다. 시즌 중 호소해왔던 잔부상으로 인해 대표팀에 이름을 올리지 못한 김태균(26. 한화)의 존재를 감안하면 대표팀의 중심타선은 더욱 두터워졌다고 봐도 무방하다. 내야진을 책임지는 동시에 타선에 활력을 불어넣은 정근우(26. SK), 고영민(24. 두산)에 교타자 유망주들인 이용규(23. KIA)와 김현수(20. 두산)의 활약 또한 눈부셨다. 22일 경기서 구위가 좋은 김광현을 적극적인 리드로 이끌며 승리의 숨은 공신이 된 포수 강민호(23. 롯데) 또한 앞으로 10여년 간 대표팀의 한 자리를 책임질 만한 유망주다. 여기에 지난 8월 초 캐나다 에드먼턴서 막을 내린 세계 청소년 야구 선수권서 한국은 2회 연속 우승이라는 금자탑을 쌓았다. 오늘보다 내일이 더욱 기대되는 유망주들은 팬들의 '불안'을 '안정'으로 바꾸어가며 점점 더 성장하고 있다. 야구가 열리는 마지막 올림픽이 될 베이징 올림픽이 막을 내려도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 아시안 게임 등을 비롯한 여러 대회가 남아있는 만큼 이들의 성장세는 더 큰 웃음을 자아내게 한다. 그러나 좋은 토양을 지니고도 재배를 소홀히 한다면 이는 실패한 농사가 되게 마련이다. 야구에 대한 관심을 이끄는 동시에 '분위기 조성'에 성공하고도 미래의 유망주 육성에 실패한다면 한국 야구는 다시 침체기를 맞게 될 것이다. 한국의 유망주들, 특히 고교 선수들은 세계 최고 수준의 평가를 받고 있다. 한 메이저리그 구단의 스카우터는 "중남미 선수들에 비해 한국 유망주들은 야구에 대한 매뉴얼을 갖춘 선수들이다. 일본 고교 선수들의 기본기가 조금 더 앞서기는 하지만 개개인의 운동 능력면에서는 한국의 고교 선수들이 더욱 뛰어나다"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중국으로 출국하기 이전이던 지난 9일 오전 잠실구장서 훈련을 지도하던 김경문 감독은 외야 그라운드를 활보하며 훈련을 도운 성동 초등학교 야구부 선수들을 지켜보면서 "저 아이들에게 국가대표 선수들과 함께 훈련했다는 것은 큰 동기 부여가 될 것이다. 틀림없이 저 아이들 중에서 프로야구를 호령하는 미래의 스타가 나타날 것이다"라며 웃음을 지었다. 뒤이어 김 감독은 "메달 획득으로 아이들이 야구에 관심을 가질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고 싶다. '핵가족화'등으로 인해 자녀를 야구 특기자로 성장시키려는 움직임이 줄어들고 있는 데 꼭 메달을 따내 국민들이 야구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하고 싶다"라며 자신의 희망을 밝혔다. 그라운드서 최선을 다하며 세계의 야구 강호들을 잇달아 격침시킨 대한민국 대표팀은 메달 획득을 확정지으며 '분위기 조성'에 성공했다. 세계 야구의 확실한 강호로 자리잡게 된 한국이 '야구하기 좋은 국가'로 확실하게 변모하며 더 많은 유망주들을 배출할 수 있을 지 야구 팬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