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전, 약점을 찾기보다 약점을 보이지 마라
OSEN 기자
발행 2008.08.23 09: 13

[OSEN=베이징, 올림픽취재반]'극강 간의 싸움에서는 약점을 보이지 마라'. 대망의 '꿈'을 눈앞에 둔 '신진 극강' 2008 베이징올림픽 한국야구대표팀이 '원조 극강' 쿠바를 만난다. 대표팀은 지난 22일 오전 우커송 주경기장에서 열린 준결승전에서 라이벌 일본을 6-2로 물리치며 대망의 결승전에 올랐다. 이날 오후 열린 또 다른 준결승전에서 쿠바가 미국을 10-2로 물리침에 따라 이번 대회 두 번째 맞대결을 펼치게 됐다. 바로 23일 오후 6시(한국시간 7시) 우커송 주경기장에서 열리는 결승전에서 금메달을 건 피할 수 없는 정면승부다. 한국에서 치렀던 두 번의 평가전까지 합한다면 올해만 벌써 네 번째 격돌이다. 그러나 서로가 전력을 드러낸 채 총력전을 펼친 적은 없었다. 그럴 이유가 없었기 때문이다. 두 번의 평가전은 그야말로 최종적으로 자국 대표팀의 옥석을 가리기 위한 테스트였다. 지난 19일 이번 대회 풀리그 예선은 한국이 7-4로 승리했지만 양팀 모두 준결승 진출을 확정지은 상태에서 만나 양팀 모두 절박하지 않았다. 이번에야 말로 누가 강한 상대인지 확실하게 각인시킬 수 있는 찬스다. 한국으로서는 쿠바의 약점을 찾기보다 약점을 보이지 않는 것이 급선무다. 최근 세 번의 대결에서 밝혀진 쿠바의 전력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는 막강한 타격과 함께 좀처럼 흔들리지 않는 수비가 인상적이었다. 내야와 외야를 가릴 것 없이 노스텝으로 공을 뿌릴 수 있는 강한 어깨와 기계적인 판단력을 지녔다. 재미있는 것은 쿠바가 상대의 실책을 반드시 득점과 연결시켰다는 점이다. 13일 일본전에서는 2-2로 팽팽하던 5회 상대 포수 사토자키의 실책을 빌미로 2득점 승기를 잡았다. 14일 캐다전에서는 2회 상대 실책으로 얻은 1점을 발판삼아 결국 7-6으로 1점차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 물론 이 두 경기에서 쿠바도 실책을 범하긴 했지만 상대가 스스로 약점을 노출한다면 집요하게 파고드는 것이 쿠바다. 지난 15일 미국전과 19일 한국전에서는 상대가 무실책 경기를 펼쳤다는 점에서 쿠바는 힘든 경기를 펼쳐야 했다. 미국과는 타이 브레이크(일명 승부치기)까지 가는 접전 끝에 5-4로 겨우 승리했다. 반면 한국에는 4-7로 무릎을 꿇었다. 한국 수비가 완벽했던 것에 반해 쿠바 수비는 2개의 실책을 기록, 무너졌다. 미국 스카우트들은 이번 대회가 열리기 직전 "한국은 스스로 무너지지 않는 팀"이라고 평가했다. 지난 2006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보여줬던 "어떤 장소에서도 모든 것을 청소해버리는" 한국의 완벽한 수비를 일컫는 말이었다. 그러나 이번 대회에서 나타난 한국의 수비는 WBC 전력에 미치지 못한다. 당시 멤버였던 박진만이 여전히 유격수 자리에 있지만 불안한 모습이다. 부상의 여파 때문인지 판단력이나 송구가 예전만 못하다. 2루수 고영민 역시 화려하지만 종종 무리한 수비를 펼치고 있다. 22일 열린 일본전에서도 투수 김광현이 공을 잡아 병살타로 연결시키려 할 때 손발이 맞지 않는 모습을 연출해냈다. 결국 단기전에서는 상대의 약점을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는 점도 중요하지만 약점을 보이지 않는 것이 더 중요하다. 그런 점에서 무려 올림픽 무대에서만 3번(1992년, 1996년, 2004년)이나 왕좌에 오른 쿠바를 상대하기 위해서 올림픽 첫 결승전 무대를 겪는 한국대표팀의 자세는 약점을 내보이지 않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 . . . .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