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승행 일등공신' 이승엽, '한국야구의 구세주'
OSEN 기자
발행 2008.08.23 10: 45

[OSEN=베이징, 올림픽 취재반] 모나지 않은 그의 성격 덕에 팀이 하나로 뭉칠 수 있었고 결정적인 순간 그가 터트린 한 방에 한국야구 사상 첫 올림픽 결승 진출의 쾌거를 이뤘다. 이 뿐만 아니다. 한국야구의 미래를 책임질 14명의 군미필 선수들이 '병역 면제'라는 최고의 선물을 받았다. 이만하면 '한국야구의 구세주'라는 표현을 써도 모자람이 없을 듯. 주인공은 '국민 타자' 이승엽(32, 요미우리). 장고 끝에 대표팀에 가세한 이승엽은 선수들이 하나로 뭉칠 수 있도록 자신을 낮췄다. 각 구단에서 내로라하는 스타들로 구성된 대표팀에서 이승엽은 최고의 스타. 그는 후배들과의 벽을 무너뜨려 갓 스무 살을 넘은 선수들도 친근한 또래 형처럼 편하게 따랐다. 덕아웃에서 후배들이 안타치면 자신의 일처럼 박수치고 홈을 밟은 뒤 덕아웃에 들어오면 가장 먼저 나와 하이파이브를 나누며 분위기를 띄웠다. 지난 최종 예선전에서 KBO(한국야구위원회)는 이승엽에게 편의를 제공하기 위해 비행기 좌석을 비지니스석으로 제공하려고 했으나 이승엽은 손사래를 쳤다. 팀워크를 해친다는 이유였다. 이승엽은 다른 선수들과 똑같이 이코노미석을 타고 이동했다. 후배들이 그를 존경할 수 밖에 없는 이유인 셈이다. 예선리그에서 타율 1할3푼6리(22타수 3안타) 2타점 2득점 6삼진으로 주춤했던 이승엽은 일본과의 준결승 2-2로 팽팽하게 맞선 8회 1사 1루서 일본 좌완 특급 이와세를 상대로 오른쪽 펜스를 넘기는 투런 아치를 터트렸다. 한국은 이승엽의 역전 2점 아치를 발판 삼아 6-2 승리를 거두며 결승에 진출했다. 일본전에 선발 투수로 마운드에 올라 8이닝 6피안타 2볼넷 5탈삼진 2실점으로 승리를 따낸 김광현은 인터뷰를 통해 "어젯밤 (이)승엽이형이 '파이팅하자'고 직접 편지를 써주셔서 너무 고마웠다"며 "승엽이형을 위해서라도 반드시 이기고 싶었다"고 이승엽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뛰어난 실력과 더불어 온화한 성품, 나보다 우리를 생각하는 이승엽. 그를 '국민 타자'라고 부를 수 밖에 없는 가장 큰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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