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작사-PPL대행사 ‘공동제작’, 드라마 제작환경 타개책 되나
OSEN 기자
발행 2008.08.23 14: 56

드라마 제작환경이 출연자와 스태프에게 임금을 미지급할 정도로 열악해지면서 살아남기 위한 전략으로 제작사와 PPL대행사의 공동제작 방안이 대두되고 있다. 제작사 한 관계자는 “현 드라마 제작 환경에서 방송사가 지급하는 한정된 제작비만으로는 원하는 수준의 드라마를 만들기 어렵다”고 말한다. 편성을 따내기 위해 인기 감독과 작가를 섭외하고 무리한 캐스팅을 하다 보니 적자 순환의 고리를 끊을 수 없다는 것. 하지만 방송사는 방송사 나름의 고충이 있다. 광고 불황을 겪고 있어 제작비를 절감해야 하기 때문이다. SBS 드라마국 구본근 국장은 방송사의 고충에 대해 “스타작가를 고집하지는 않는다. 연속극이라면 모르겠지만 미니시리즈에서 스타작과와 신인작가와의 차이는 없다”며 “또한 광고에서 해방되면 시청률을 높이기 위한 경쟁도 사라질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구 국장은 또 “국내 실정에 맞는 드라마가 필요하다, 스케일이 큰 드라마는 미드나 일드를 통해 수입해서 보는 쪽이 맞을 것”이라는 방안을 내놓기도 했다. 미드나 일드가 유행하면서 드라마를 보는 시청자의 눈이 높아졌고, 눈을 충족시키기 위해서 스케일이 큰 드라마를 만들면서 제작비가 높아진다는 것. 구 국장은 “이에 따라 방송사를 비롯, 외주 제작사가 어려워지는 악순환의 고리에 빠진다”며 “스타들의 출연료를 비롯, 높아지는 외주 제작비 탓에 앞으로 자체 제작 드라마가 늘어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SBS가 가을 개편 후부터 금요 드라마를 잠정 중단하기로 한 것도 제작비 압박에 따른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SBS 수목드라마 ‘워킹맘’은 이런 제작비 압박에 따른 공동제작의 대표적인 드라마다. 제작사 제이에스픽쳐스에 따르면 제작비 타개책으로 마케팅 역량을 갖춘 파트너를 잡아야 했고, PPL대행사인 '레인보우홀딩스'와의 공동제작에서 열쇠를 찾았다고 한다. 레인보우홀딩스는 제작비 일부를 먼저 제작사인 제이에스픽쳐스에게 지원한 후 ‘워킹맘’의 PPL을 전담하고 그에 따른 광고 수익을 나눠 갖기로 했다. 따라서 제이에스픽쳐스는 제작비 충당에 대한 부담을 덜고 작품에만 전념할 수 있다는 최대의 메리트를 얻었다. 레인보우홀딩스의 김주영 이사는 “‘온리 유’, ‘연인’‘조강지처클럽’도 같은 맥락에서 우리가 마케팅을 전담했으나, '워킹맘'의 경우는 좀 더 나아가 마케팅 파트너로서 공동제작사의 입지를 확보한 것”이라고 밝혔다. 레인보우홀딩스 측에서는 제작 노하우를 벤치마킹하면서 광고 수익극대화와 광고주의 만족까지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는 계산이다. 레인보우홀딩스의 박지훈 미디어기획팀장은 “물론 시청률에 대한 위험부담을 안고 가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자체적으로 구축한 예상 시청률 프로그램에 대입해보고 승산이 있다고 판단했고, 그 결과는 빗나가지 않았다”고 말했다. 방송사 측에서도 이런 제작 환경을 굳이 마다할 이유가 없다는 설명이다. 이처럼 과거와 달리 드라마 신생 외주제작사가 많아지고, 그에 따라 경쟁이 심화됨에 따라 협찬사 섭외를 두고 제작사와 PPL대행사의 관계가 점차 갑과 을의 관계에서 파트너십 관계로 바뀌고 있는 추세다. 드라마 업계의 어려운 상황을 새로운 내부 시스템 도입을 통해 극복한 이 같은 공동제작이 추후 외주 드라마 제작업계의 트렌드로 자리 잡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yu@osen.co.kr 제작사와 PPL대행사의 공동제작 방식으로 제작된 SBS드라마 '워킹맘'.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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