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도 100% 홈런포' 이승엽, 한국 야구의 위대한 아이콘
OSEN 기자
발행 2008.08.23 22: 21

[OSEN=베이징, 올림픽 취재반] '한국야구의 아이콘'이라는 수식어는 결코 헛되지 않았다. 한국 대표팀의 4번 타자 이승엽(32, 요미우리)이 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 획득이라는 쾌거를 일궈냈다. 지난 3월 대만에서 열린 최종 예선전서 대표팀의 3번 타자로 활약하며 타율 4할7푼8리(23타수 11안타) 2홈런 12타점 5득점으로 8년 만에 본선 진출을 이끌었던 이승엽은 본선 무대 합류가 불투명했다. 부상과 부진 속에 2군행 통보라는 악재 속에 대표팀 유니폼을 입는게 결코 쉽지 않았다. 소속 구단과 조국이라는 선택의 기로에 선 이승엽은 '대한민국'을 선택했다. "최종 예선전이 끝난 뒤 '본선에서 함께 하자'는 후배들과의 약속을 지키고 싶었다"는 이승엽은 본선 무대에서 천금 같은 한 방을 터트리며 대표팀의 금메달 획득을 이끌었다. 예선리그에서 타율 1할3푼6리(22타수 3안타)에 그쳤던 이승엽은 후배들을 볼 면목이 없었다. 병역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후배들을 위해 맹활약을 약속했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해 미안할 뿐. 그러나 이승엽은 결정적인 순간 한 방을 터트리며 영웅의 건재를 과시했다. 지난 22일 일본과의 준결승전 2-2로 맞선 한국의 8회말 공격. 1사 1루서 네 번째 타석에 들어선 이승엽은 일본 특급 좌완 이와세 히토키(34, 주니치)와의 대결서 우측 펜스를 넘는 투런 아치를 터트렸다. 타구가 펜스를 넘어간 것을 확인한 이승엽은 두 손을 번쩍 들며 환호했다. 한국은 이승엽의 우월 2점 홈런을 발판 삼아 6-2 승리를 거두며 결승전에 진출했다. '숙적' 일본 격파의 주역 이승엽은 인터뷰에서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그동안 제몫을 하지 못해 후배들에게 미안했기 때문. 그러나 이승엽은 결정적인 한 방으로 14명의 후배들에게 '병역 혜택'이라는 최고의 선물을 안겨줬다. 이승엽은 실력 뿐만 아니라 대표팀을 하나로 만들 수 있도록 자신을 낮췄다. 다가가기 힘든 대선배가 아닌 푸근한 동네 형처럼 편하게 대했고 후배들은 그를 따를 수 밖에 없었다. 덕아웃에서 가장 열심히 화이팅을 외치는 선수도 그였고 동료들이 득점을 올리고 덕아웃에 들어올때 가장 반기던 선수도 이승엽이었다. 23일 쿠바와의 결승전에서도 그의 존재는 빛났다. 이승엽은 1회 쿠바 선발 곤잘레스와의 대결에서 좌측 펜스를 넘기는 선제 2점 아치를 터트렸다. 선발 류현진의 어깨를 가볍게 해주는 한 방이었다. "올림픽은 내게 전환점이나 다름없다"고 강조했던 이승엽은 이번 올림픽에서 조국에 금메달 획득을 안겨줬고 국민타자의 건재라는 자존심도 지켰다. 베이징 올림픽은 '국민타자' '한국 야구의 아이콘'이라는 이승엽의 수식어가 결코 과장되지 않음을 보여주는 계기였던 셈이다. ▲ '금빛 결승투런' 이승엽 "일본전 홈런이 큰 도움됐다". ▲ 모두가 MVP…9전 전승 금메달 원동력(9연승 과정 리뷰). ▲ '홈런킹' 이대호, 한국야구 '신해결사' 신고식. ▲ 김경문, '뚝심'의 국민감독으로 우뚝 서다. ▲ 이종욱-이용규, '金 물꼬' 튼 최고 듀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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