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수, 대표팀이 찾은 타선의 '신데렐라'
OSEN 기자
발행 2008.08.23 22: 24

[OSEN=베이징, 올림픽취재반]그가 이렇게 잘해줄 것이라고 생각한 야구 팬들은 많지 않았을 것이다. '약관의 리딩히터' 김현수(20. 두산)가 베이징 올림픽서 정확한 타격을 선보이며 야구 팬들을 열광시켰다. 올림픽 대표팀 상비군을 거쳐 첫 성인 대표팀에 오르는 기쁨을 맛본 김현수는 베이징 올림픽 8경기에 나서 3할7푼(27타수 10안타) 4타점으로 탁월한 활약을 선보이며 팬들을 흡족하게 하는 동시에 한국의 메달 획득에 일조했다. 메달 획득으로 인한 병역 특례는 김현수가 얻어 낸 값진 보너스와 같았다. 김현수는 지난 2005년 고교 최고 타자에게 주어지는 '이영민 타격상'을 수상하고도 "발이 느리고 성실함이 떨어진다"라는 잘못된 선입견으로 인해 프로 구단의 지명을 받지 못했던 신고 선수 출신이다. 그러나 그는 3년 차에 접어 든 올시즌 페넌트레이스서 3할4푼4리(1위) 5홈런 58타점 12도루를 기록하며 믿기지 않는 활약을 펼치고 있다. 성적만 따져 봤을 때 김현수의 대표팀 승선은 당연한 것이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프로 무대와는 다른 스트라이크 존 적응 능력, 아직도 확실한 믿음을 사지 못한 외야 수비력을 이유로 들며 김현수의 기량을 저평가했다. 테이블 세터 역할을 해야 하는 3번 타자 자리서 김현수는 이택근(28. 히어로즈), 이진영(28), 정근우(26. 이상 SK) 등 경쟁자들에 밀려나 대타로 기회를 얻어야 하는 위치에 있었다. 김현수가 자신의 실력을 발휘하기 시작한 것은 13일 미국전서였다. 김현수는 미국전 9회말 대타로 나서 구원 투수 제프 스티븐슨(25. 클리블랜드 트리플 A)의 공을 연달아 커트해내며 상대를 압박했다. 비록 2루 땅볼을 치는 데 그쳤으나 상대의 진땀을 쏙 빼놓은 김현수의 정확한 스윙은 미국전을 8-7 승리로 이끄는 데 요긴한 역할을 했다. 그의 활약상은 단 한 경기로 그치지 않았다. 김현수는 16일 일본전 2-2로 맞선 9회초 2사 1,2루서 천금 같은 1타점 결승타를 때려내며 '아시아 최강'을 자처하던 일본의 콧대를 꺾었다. 일본의 좌타 스페셜리스트이자 지난해 주니치를 일본 시리즈 우승으로 이끈 마무리 이와세 히토키(34)를 무너뜨린 최고의 타격이었다. 신고 선수 김현수를 팀의 중심 타자로 키워낸 김광림 두산 타격코치는 지난 6월 김현수에 대해 "양준혁(39. 삼성)처럼 정확성 뿐만 아니라 배팅 파워도 갖춘 타자다. 그러나 이제 겨우 20살에 불과한 (김)현수가 이 정도만 해주는 것도 엄청난 것이다"라며 대견함을 나타냈다. 두 달이 지난 현재 김현수는 김 코치의 대견함 그 이상으로 자라났다. 김현수는 아직도 더 쳐야 할 공이 많은 유망주다. '리틀 쿠바' 박재홍(35. SK)은 "김현수는 좋은 유망주다. 그러나 향후 4~5년 간은 변함없이 좋은 활약을 펼쳐야 한국 프로야구가 자랑하는 좌타자로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다"라며 애정이 담긴 이야기를 전했다. 박재홍의 말처럼 김현수는 '병역 혜택'이라는 선물 외에 앞으로도 꾸준한 성적을 올려야 한다는 숙제를 받았다. 베이징 올림픽서 대한민국이 발견한 '차세대 타격왕' 김현수가 앞으로 어떤 활약을 보여줄 수 있을 지 팬들의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 정대현 황금싱커, 한국야구 살렸다. ▲ 류현진-김광현, 국민 원투펀치 자리매김. ▲ 이종욱-이용규, '金 물꼬' 튼 최고 듀오. ▲ '순도 100% 홈런포' 이승엽, 한국 야구의 위대한 아이콘. ▲ '홈런킹' 이대호, 한국야구 '신해결사' 신고식.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